"초심자 행운 맛본 주린이들, 지금 폭락장은 일본 7.1 강진급 충격"
박종석 전문의 "투자 손실로 끝나지 않고 정신적 충격 이어져"
"3일 이상 손실 이어질 경우 PTSD급 절망감과 우울감 동반"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최근 국내 증시가 이틀 연속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의 폭락장은 초보 투자자들에게 지진에 비견될 정도의 정신적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정신건강 전문의의 분석이 나왔다.
'주식 중독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최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전화 인터뷰에서 "7월 들어 주식 손실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크게 늘어, 특히 이번 주에는 지난주보다 방문 환자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상담 환자들의 평균 손실액은 세 배 이상 늘었고, 가족과 함께 병원을 찾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박 원장은 전했다.
그는 주식 손실로 인한 중독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 우울증과 공황 증상이 심해진 가족을 어떻게 함께 대처해야 하는지 묻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특히 최근 증시에 뛰어든 초보 투자자들의 경우 폭락장을 처음 경험하면서 심리적 충격이 더욱 크다고 분석했다.
박 원장은 "상승장에서 처음 주식을 시작한 사람들은 폭락에 대한 면역력이 없다"며 "다른 투자자보다 더 심한 우울감과 공황 증상을 보이고, 하루 종일 주식 창만 들여다보며 본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초심자의 행운으로 수익을 내면서 주식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갑작스러운 폭락을 겪으면 감정 기복과 충격이 훨씬 커진다"고 부연했다.
박 원장은 앞서 '주식으로 타인이 2억 원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뇌는 전치 4주 수준의 고통을 느낀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칼에 찔리거나 불에 뎄을 때 통증을 느끼는 뇌의 배측 전방대상피질이 포모(FOMO·소외공포) 증후군을 느끼는 부위와 정확히 일치한다"며 "다른 사람이 주식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박탈감과 초조함을 느끼는 것도 같은 뇌 영역에서 나타난다"고 되짚었다.
특히 최근과 같은 폭락장은 단순한 투자 손실로 그치는 것이 아닌 훨씬 더 이상의 정신적 충격이 동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개인적으로는 어제오늘 같은 폭락장을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7.1짜리 지진에 비견할 만한 재난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같은 손실이 3일 이상 이어지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준하는 절망감과 우울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순식간에 잃으면 삶의 기반 자체가 무너지는 만큼 초보 투자자분들과 가족분들이 이런 커다란 고통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손실이 큰 투자자일수록 지금 바로 주식 앱을 지우고 최소 2주 동안은 뉴스와 SNS도 멀리해야 한다"라고 대처법에 대해 조언했다.
또 "변동성에 휘둘리게 되면 감정 기복과 판단력 저하로 같은 실수를 하게 된다. 지진에도 2차 3차 여진이 있다. 마찬가지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우울증으로 대인관계나 직장생활 무너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가족분들과 함께 판단해 전문가와 상담을 시작하는 것이 도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뿐만 아니라 박 원장은 투자 손실을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분위기 역시 자제해야 한다고 염려했다.
그는 "폭락장에서는 역포모 증후군이나 조모 증후군이라고 해서 '나는 주식을 안 사서 오히려 더 이익을 봤다. 승리했다'는 식으로 주식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사람들이 당시 부러웠던 심리와 담아두고 있던 열등감을 해소하려는 심리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사회 분위기가 만연하고 전염될수록 경제 시장의 위축과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문화가 전염병처럼 퍼져나가게 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조롱이나 비난, 악성 댓글은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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