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쟁이' 말로는 비극, 레버리지는 파멸"…15억이 2억 된 시골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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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최근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고수익을 노린 레버리지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큰 손실을 본 개미들의 곡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수십억 원대 자산을 일군 한 투자자는 미수거래로 자산 대부분을 잃은 뒤 시장을 떠나겠다는 글을 남기며 투자자들에게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주식 갤러리에는 '코로나 때부터 시작했던 주갤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투자자 A 씨는 자신을 "시골에 사는 애인 없는 노총각"이라고 소개하며 "지난 5월 원래 목표였던 투자금 15억~20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방이라 6억~7억 원이면 신축 아파트를 무차입으로 사고, 남은 5억 정도로 커버드콜에 투자해 배당받으면서 타이칸이나 한 대 끌고 다니면 딱 되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목표를 이룬 뒤 찾아온 것은 커다란 공허함이었다. A 씨는 "막상 돈을 손에 쥐니 현타가 세게 찾아왔다. 혼자 이 돈으로 국평 아파트에서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며 "퇴근길에 다정하게 걸어가는 커플이나 부부를 보면 '내가 뭘 위해 사나' 싶었고, 원래 있던 우울증까지 겹쳐 마음이 무너졌다"고 털어놨다.

결국 그는 허탈감을 잊기 위해 미수거래에 손을 댔다. 처음에는 초심자의 행운이 따랐지만, 자산이 불어날수록 미수 규모도 함께 커졌고, 잃을 땐 걷잡을 수 없이 잃었다. A 씨는 "미수쟁이들의 말로는 한강뷰 아니면 한강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미수를 풀로 쓰고 두세 번만 틀리니 남은 돈이 순식간에 반의 반토막이 났다"며 "6만 원대에 보유하던 삼성전자 우선주와 노후 자금으로 생각했던 커버드콜 자산까지 모두 정리해 미수금을 메웠다"고 적었다.

A 씨는 "오늘 결국 대부분을 탈탈 털리고 30분 동안 모니터만 멍하니 바라봤다"며 "이제는 자산 증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 파멸의 영역으로 들어왔다는 걸 깨달았고 더 늦기 전에 미련 없이 시장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결국 오랜 시간 모은 자산 대부분을 잃고 2억 원 남짓한 현금만 남게 된 그는 주식 거래와의 작별을 선언하며 투자자들에게 두 가지 당부를 남겼다.

첫 번째는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A 씨는 "제발 미수는 쓰지 말라"며 "아무리 원칙이 확고한 사람이라도 미수에 손대는 순간 뇌동매매의 늪에 빠지고 자산은 물론 이성까지 파멸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 말은 미수뿐 아니라 고배율 레버리지 상품에도 모두 해당하는 것 같다"고 당부했다.

두 번째는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는 "돈만 있으면 다 행복할 줄 알았는데 목표를 이루고 나니 함께 마음을 나눌 사람과 삶의 소소한 온기가 없다면 큰돈도 결국 허무한 숫자에 불과했다"며 "돈을 좇느라 정작 자신의 마음과 주변의 소중한 가치들을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하지 말아라. 비록 난 마지막 뇌동매매로 무너져 씁쓸하게 떠나지만 더 망가지기 전에 멈출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사연이 알려지자 "상승장에 레버리지의 유혹이 더 큰 건 투자자들은 잘 알고 있다. 끊으려고 해도 끊을 수 없다는 것도", "미수에 손을 뻗는 순간 모든 이성이 마비되는 것", "돈보다 우선시해야 하는 게 무엇인지 늦기 전에 모두 깨닫기를", "이것이 요즘 개미들의 현실인 것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