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유관기관장에 부는 '민간 바람'…차기 은행연합회장도 'KB 출신' 주목

여신금융협회·화재보험협회 수장 잇달아 KB금융 출신 차지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윤종규 전 KB회장·허인 전 KB부회장 하마평

KB금융그룹 전경 ⓒ 뉴스1 박동해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금융 유관기관장 자리에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이 잇달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KB금융그룹에서 경력을 쌓은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올 연말 임기가 끝나는 은행연합 회장 인선에서도 'KB 출신'이 또 한 번 거론될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14대 여신금융협회장에는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이 지난 16일 회원사 총회 찬반 투표를 거쳐 최종 선임됐다. 앞서 지난 9일에는 김기환 전 KB손해보험 대표이사가 제19대 한국화재보험협회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두 사람 모두 KB금융 계열사 대표와 지주 경영진을 두루 거친 정통 'KB맨'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이유로 관료 출신을 선호해온 관행이 깨지고, 현장 경험을 갖춘 민간 전문가가 부상하는 흐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여신협회장의 경우 6명의 전임 회장 가운데 5명이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를 거친 관료 출신이 맡아왔다. 민간 출신 회장 배출은 김덕수 전 KB국민카드 대표이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업계의 다음 관심사는 은행연합회장 인선이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30일 만료된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보통 임기 만료를 한두 달 앞둔 시점에야 본격적으로 꾸려져 온 만큼 이르면 9월 늦으면 10월쯤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해진 시점이 규정화돼 있지는 않아 실제 일정은 유동적이라는 게 업권의 설명이다.

선출 구조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회추위는 통상 은행연합회 이사회 멤버 12명과 동일하게 꾸려지며 비공개로 별도 회의를 열어 후보를 추리는 방식이다.

첫 회의 또는 두 번째 회의에서 이사 1인당 1명씩 추천한 인사들의 명단이 공개되고 이후 한두 차례 더 논의를 거쳐 마지막 회의에서 투표로 회장을 확정한다. 이사회에서 만장일치 의결 형식을 갖춰 발표하는 게 그간의 관행이다.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현 KB금융 경영고문)이 10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3.10 ⓒ 뉴스1 김민지 기자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이다. 윤 전 회장은 지난 2014년 처음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후 2017년과 2020년에도 회장 연임에 성공하며 9년간 KB금융그룹을 이끌었다.

윤 전 회장은 핵심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와 함께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현대증권(현 KB증권)·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등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비은행 사업을 강화했다. 이는 현재의 KB금융그룹을 '리딩금융그룹'에 이르는 완성도 높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와 지배구조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전 회장은 지난 2023년 은행연합회장 후보군에 올랐다가 고사한 바 있지만 최근 대외 활동을 늘리며 다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KB금융 출신 가운데는 허인 전 KB금융지주 부회장도 후보로 함께 거론된다. 이 밖에 윤종원 전 IBK기업은행장,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 등 관료·민간 출신 후보군도 함께 물망에 오르고 있다.

3년 전 인선 때만 해도 여러 인사가 일찌감치 출마 의지를 내비치며 경쟁 구도가 뚜렷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유력 후보군조차 말을 아끼는 조용한 분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후보군 윤곽이 드러나는 9~10월 이후에야 구도가 명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올 연말 생명보험협회장·손해보험협회장 인선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과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의 임기는 각각 오는 12월 끝난다.

두 협회장 자리는 전통적으로 금융당국 출신이 맡아온 곳으로, 김 회장은 기획재정부, 이 회장은 금융위원회와 한국예탁결제원을 거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연합회장은 정치권과 사회적 책임 요구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막판까지 변수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기기 모습. 2026.6.2 ⓒ 뉴스1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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