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 시혜 아닌 권리"…'국민기초금융보장법' 8월 발의 추진(종합)
저신용자 배제 따른 '반사적 이익' 활용해 금융기본권 재원 마련 구상
접근권·생존권·재기권·자립권·자산형성권 등 5대 금융기본권 제시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금융을 모든 국민이 보장받아야 할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이를 법제화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신용회복위원회는 금융 접근권부터 재기권, 자산형성권까지 국민의 '5대 금융기본권'을 구체화할 연구단을 출범시키고, 이를 뒷받침할 '국민기초금융보장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은경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겸 서민금융진흥원 원장은 11일 금융사가 저신용자를 배제해 얻은 반사적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국민의 금융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뒷받침할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은 오는 8월 발의하겠다는 구상이다.
신복위는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제2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 및 금융기본권 연구단 출범식'을 개최했다. 연구단은 △연구분과 △데이터분석분과 △정책기획분과 △대외협력분과로 구성되며 각 분과장으로 임정하 서울시립대 교수, 유경원 상명대 교수, 한재준 인하대 교수, 강경훈 동국대 교수가 임명됐다.
김 위원장은 기념사에서 "금융으로부터 소외되거나 배제되는 것은 단순한 경제적 어려움을 넘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최소한의 생존 기반을 위협받는 일"이라며 "금융은 이제 시혜적인 보호의 대상을 넘어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로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1세션 발제자로도 나선 김 위원장은 '금융기본권 보장을 위한 국민기초금융보장법 제정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금융기본권이란 사회적인 필수 인프라인 금융을 누구든 차별 없이 접근하고 누릴 수 있는 보편적 권리"로 정의하며 "새롭게 창설된 권리가 아닌 헌법에 이미 내재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금융기본권의 핵심 개념으로 △보편적 인프라로서의 금융 △미래 가능성을 보는 인내자본 △부채로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지 않는 금융주권 세 가지를 제시했다. 구체적 권리 체계로는 접근권·생존권·재기권·자립권·자산형성권 등 5대 금융기본권을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민생금융을 시혜의 영역에서 헌법에 근거한 보편적 권리로 전환할 입법 적기가 도래했다"며 "1999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시혜에서 권리로 복지 패러다임 전환이 있었다면, 2026년은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을 통해 금융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국민기초금융보장법안의 골격으로는 △기초상담·채무조정 △기초보험 △기초대출 △기초저축을 4대 기초금융의 핵심 축으로 설계했다. 지원 순서를 '선 진단·후 처방'으로 명시해 채무조정을 우선 해결한 뒤 보험·대출·저축으로 단계적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4대 기초금융을 담당할 전담기구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담기구의 재원은 금융기관, 금융투자업계, 가상자산 업체로부터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위원장은 정책토론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은행들이 저신용자를 배제함으로써 생긴 반사적 이익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금융투자업권과 가상자산 업체까지 포괄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준조세 논란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신용자에게만 대출해줌으로써 생긴 이익은 저신용자 대출을 배제한 것을 포함한 이익으로 보인다"며 "강제로 징수할 수 없기 때문에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을 통해 근거를 만들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준조세라는 지적 자체에 대해서는 "지원을 안 하고 싶어 저항하는 쪽에서 만든 논거"라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구체적인 추산 수치도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기준 고신용자 편중 대출로 인한 이자 이익을 보수적으로 계산하면 약 14.7조 원에 달한다며 "사회 시스템 안에서 반사적 이익을 함께 나누자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의 발의 시점에 대해서는 "6월 이후 새로운 상임위 구성을 기준으로 8월쯤 발의를 예정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골격은 잡혔고 통과될 수 있도록 디테일을 다듬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금원·신복위 통합 사안에 대해서도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다만 구체적인 타임라인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당장의 조직 통합보다 기능적 연계를 우선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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