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이하 밀린 빚 '기계적 연장' 없앤다…5년 지나면 소멸시효
연체 5년 후 소멸시효 완성 조건으로 금융사 세제혜택
세제 혜택은 받고 '빚 독촉' 반복하는 금융권 관행 개선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죽을 때까지 10배, 20배 이자가 늘어서 집안에 콩나물 한 개라도 팔아서 다 갚아야 한다"며 직격한 장기연체채권의 추심 관행이 개선된다.
연체채권의 반복적·기계적 연장을 막기 위해 5000만 원 이하의 연체채권은 최초 소멸시효(연체 5년 이후)가 되면, 소멸시효를 완성하는 것을 조건으로 금융사에 세제 혜택(대손 인정)을 부여한다.
금융위원회는 10일 이런 내용이 담긴 '금융기관 채권대손인정 업무세칙' 개정안을 사전 예고했다.
2003년 카드대란 당시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가 설립됐지만, 상당수 채무자가 20년 넘게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며 '소멸시효의 기계적 연장' 관행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법인세법에 따르면 '못 받게 된 빚'에 대한 세제 혜택을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등 '정말로 받을 수 없다'는 것이 확정된 시점에 주는 것이 원칙이다. 일반 기업의 외상값이나, 어음·수표 등도 모두 소멸시효가 완성돼야 비로소 손실로 인정받아 법인세 납부 의무가 면제된다.
그런데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연체채권을 추정손실로 분류(통상 연체 최소 6개월 이후)한 뒤 금감원에 대손인정을 신청해 승인받게 되면 시효가 완성되기 전이라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못 받을 빚'으로 분류해 세제 혜택을 받은 뒤에도 소멸시효를 연장해 빚 독촉과 회수를 계속할 수 있었기 때문에 소멸시효를 완성할 유인이 크지 않았다.
이에 금융위는 최초 소멸시효(연체 5년 이후) 도래 시 연체채권의 소멸시효를 완성하는 것을 조건으로 세제 혜택(대손 인정)을 부여함으로써 금융회사의 반복적·기계적 시효연장 관행을 막고, 연체채권의 적극적 정리를 유도하기로 했다.
다만 금융권의 건전성 관리 부담을 감안해 적용 대상은 은행·보험은 5000만 원 이하, 저축은행·상호·여전 등은 3000만 원 이하의 연체채권으로 하고 운영 경과를 보아가며 적용 대상을 추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 채무자의 은닉 재산 발견, 채무조정 등으로 불가피하게 시효가 중단되는 경우 등에는 예외적으로 대손 인정 후에도 소멸시효 연장을 허용한다.
시효완성을 조건으로 세제 혜택을 받은 채권을 매각할 경우 채권 매각계약서에 소멸시효 완성 예정일 및 시효완성 의무를 명시하고, 양수인의 의무 이행 여부에 대해서 점검·보고토록 할 예정이다.
이번 업무 세칙은 개정 절차를 거쳐 7월 중 개정을 완료하고 9월 중 시행할 계획이다.
또 금융회사별 채무조정 실적, 채권 매각 주요 내용, 시효완성 실적에 대한 보고·공시시스템을 마련해 올해 상반기 실적부터 공시할 예정이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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