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전세대출이 집값 상승 주된 원인"…DSR 확대 적용 힘 실리나

1주택자만 점진적 규제…"필요 시 확대 시행" 카드로 준비
李 "세제·금융·공급 한꺼번에"…'비거주 1주택' 포함 가능성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8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전세대출'을 꼽으며, 금융당국의 해묵은 과제인 전세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적용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8일 오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전세대출을 많이 해준 게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며 "당장 따뜻하자고 막 전세대출 해주고 담보 대출해 주다 보니까 전세사기도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상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세대출 축소 필요성을 시사한 셈인데, 금융당국으로선 오랫동안 준비해 온 '전세대출의 DSR 확대' 카드를 꺼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금융당국에서도 전세대출이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문제의식이 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2015년 말 25조 3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166조 6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에서 16.5%로 확대됐다.

이에 정부는 오래전부터 전세·정책대출도 DSR 적용할 수 있다는 기조를 밝히면서도 무주택자를 제외하고, 1주택자에 대해서만 한정해 규제해 왔다. 전세시장에 무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시행할 경우,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해서다.

지난해 9·7대책을 통해 보증기관별로 다른 1주택자 전세대출한도를 '2억 원'으로 일괄 조정했고, 10·15대책 때는 1주택자가 수도권·규제 지역에서 임차인으로서 전세대출을 받는 경우, 전세대출의 이자 상환분에만 DSR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열리는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통해 '필요시 전세대출 DSR 적용 등 준비된 추가 조치를 즉각 시행'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해 9·7대책 발표 당시 "정책모기지와 전세대출에 대해 DSR을 적용할 생각은 확고하게 가지고 있다"면서도 "DSR은 전반적인 규제로, 대출받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이 있다. 상황을 보겠다는 것이며, 상황이 좋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시행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전세대출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표한 만큼, '전세대출 DSR 확대 적용'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의 추가 대책으로 나올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전세대출 규제는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워낙 커 1주택자만 점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전세대출의 DSR 확대 적용도 계속 준비는 하고 있지만, 시행 시점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부동산 세제와 금융, 공급 등을 정리해서 조만간 한꺼번에 하려 한다"고 언급하며 금융위가 예고한 '비거주 1주택' 규제가 패키지로 발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대통령은 시행 시기와 관련해선, "세제 문제는 7월이 돼야 가능할 거 같다"고 했다.

금융위는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 규제를 준비 중이다. 수도권 1주택 전세대출 규모는 9조 2000억 원, 5만 9000건 정도인데 이중 '투기 목적'을 어떻게 발라내 규제해야 할지가 최대 관건이다. 부모 봉양이나 자녀 교육, 직장 문제 등으로 실제 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까지 일괄적으로 규제할 경우 부작용이 불가피하고 '주거 이동성'을 제한한다는 거센 반발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비거주 1주택 규제 대상은 약 6만 가구 중 극히 일부로 예상되고, 다주택자 규제와 같은 '매물 출회 유도' 효과 등까지 기대하긴 어렵다"며 "해당 정책은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 기조의 연장선에서 부동산 투기 영역으로 금융기관 돈이 흘러가는 것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취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