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먼저 사세요"…국민성장펀드, 금융위·금융사 직원은 '가입 자제령'
"국민 자산 형성 지원 목적"…당국·은행·증권 '가입 자제령'
하루 만에 사실상 완판, 대흥행…하반기 추가 판매 검토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국민참여성장펀드가 출시 첫날 완판에 가까운 흥행을 기록한 가운데, 정작 상품을 설계한 금융위원회 공무원들과 KB국민은행과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금융사 임직원들은 청약을 자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된 정책펀드 물량을 일반 국민에게 우선 배정하자는 취지에서다.
29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국민참여성장펀드는 지난 22일 출시 첫날 모집액 6000억 원 중 87.1%인 5224억 원이 판매됐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에 배정된 한도 2200억 원이 반나절 만에 소진되고,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판매 10분 만에 완판되는 등 크게 흥행했다.
하지만 정책을 설계하고 추진한 금융위원회 직원들과 판매를 담당하는 금융사 직원들에게는 '가입 자제령'이 떨어졌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내부 직원들에게 펀드 청약 자제를 요청하는가 하면, 손영채 국민성장펀드 추진단장은 출시 전날 사내 게시판에 해당 내용의 글을 직접 올렸다.
국민참여성장펀드가 국민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상품인 만큼, 국민들에게 먼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청와대에서도 출시 전 이런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금융위에서는 이억원 위원장만 상품 홍보 차원에서 출시 첫날 농협은행 지점에 방문해 1000만 원을 가입했다.
가입 자제는 금융당국뿐만 아니라 일반 금융사 직원들도 적극 동참했다. KB국민은행과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금융사는 출시 전 직원들에게 국민참여성장펀드 대면거래를 자제하라고 공지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영업점 방문고객에 대해 원활한 상담과 완전판매를 위해 대면 채널을 통한 임직원 가입이 제한됐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출시 첫날 영업점으로도 가입 수요가 몰려 기회가 주어졌어도 직원들이 가입할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참여성장펀드 출시 전만 해도 금융위 내부에서는 흥행 여부를 두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뉴딜펀드가 1400억 원이었는데 4배나 큰 규모인 데다, 5년간 자금이 묶여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투자 금액에 따라 최대 1800만 원의 소득 공제를 받을 수 있고, 배당소득 분리과세(9%) 혜택이 제공되는 점이 큰 메리트로 작용하며 예상을 뛰어넘는 큰 흥행을 거뒀다. 후순위 출자자로 참여한 정부가 20% 범위에서 손실을 부담하는 '완충 장치'도 갖췄다.
근로소득 5000만 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 3800만 원 이하인 서민들 가입 비중도 예상보다 훨씬 컸다. 금융당국은 전체 모집액의 20%를 서민형 가입자 몫으로 배정했는데, 실제 판매에서는 서민형 가입 비중이 두 배 수준인 40%에 달했다.
가입 기회를 놓쳤다며 원성이 잇따르자, 정부는 하반기 추가 판매 검토에 들어갔다. 금융위 내부적으로는 조기 '완판'에 대비해 추가 공급 계획을 이미 마련해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 "'나는 가입할 기회가 없습니까', '준비했는데 이번에 못 했어요' 같은 메시지가 왔다"며 "주식시장 활황을 보면서 배제됐던, 소외감을 느꼈던 분들이 기회를 찾아보겠다는 생각이 있으신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추가 공급을 위해서는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등 관계 부처와 협의가 필요해 이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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