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원시적 약탈금융' 손본다…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 전환 추진

제5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매입채권 추심업 엄정한 규율 필요"
포용금융 전략추진단 구성도 논의…"구조 자체를 개선해야 한단 문제의식"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금융위원회가 28일 제5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매입채권 추심업 허가제 전환' 방안과 '포용금융 전략추진단' 구성 방향을 논의한다.

금융위는 이날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제5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이 '원시적 약탈금융'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상록수' 사태의 후속 조치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상록수)는 지난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카드사들의 대량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채무자의 신속한 재기를 지원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민간 배드뱅크(채무조정기구)다. 그러나 설립 이후 23년이 지나도록 추심과 회수 활동을 이어오며 장기연체채무자들에게 지속적인 고통을 안겨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상록수 사태와 관련해 "카드대란 때 카드회사 등 금융기관들은 정부 세금으로 도움을 받았는데 국민들의 연체채권을 아직도 악착같이 추심하고 있다"며 "죽을 때까지 10배, 20배 이자가 늘어서 집안에 콩나물 한 개라도 팔아서 다 갚아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금융위는 매입채권 추심업을 현행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 위원장은 앞서 21일 "매입채권추심업은 금융회사에서 연체채권을 싼값에 사 와 추심해 이익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업의 본질상 엄정한 규율이 필요하다"며 "제5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매입채권추심업의 허가제 전환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허가제 전환을 위해서는 대부업법 개정이 필요하다.

금융당국은 상록수 외에도 유동화 전문회사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도 실시한다. 이 위원장은 금융회사·금융감독원·신용평가정보원·캠코로 이뤄지는 '4중 장치'를 통해 빈틈없는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연체채권도 관심을 갖고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포용금융 전략추진단 구성 방향도 논의한다. 금융위는 신용평가 시스템과 은행 여신 시스템 전반을 손보기 위해 추진단을 6월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새도약기금, 신용사면, 연체채권 관리, 불법사금융 대응 등 현안을 해결해 왔다"며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금융 소외 문제를 만들어내는 구조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총괄 △정책서민 △금융산업 △신용인프라 등 4개 분과로 구성될 예정이다. 기존 정부·금융회사·정책기관 중심에서 벗어나 시민단체, 사회활동가, 현장 상담기관 종사자 등 외부 인사까지 참여 범위를 넓힌다.

추진단은 내달 현장 대토론회를 시작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현장 대토론회는 답을 내겠다가 아니라 모든 얘기를 들어보고 고민을 공유하는 자리"라며 "속도감 있게 성과를 내서 의욕적으로 운영하겠다"고 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