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금이라더니 집 샀다" 용도 외 유용 7년째 급증…올해만 92건
사업자 대출 '꼼수 주태구입' 칼빼든 금융사…대출 즉시 회수
금융사 정보 등록 단계…최종 건수 더 늘어날 전망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지난 2018년 이후 집값 상승기와 맞물려 개인사업자대출을 받아 부동산 매입 등에 사용한 '용도 외 유용자' 적발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사업자대출 편법 활용 사례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서면서 올해 들어서만 90건이 넘는 유용자 정보가 한국신용정보원에 등록됐다. 아직 금융권의 정보 등록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최종 적발 건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27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신용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용도 외 유용자 등록 건수'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신용정보원에 등록된 유용자 등록 건수는 92건으로 집계됐다.
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 적발 건수는 집값 상승기부터 가파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자대출을 받아 주택 구입 등 부동산 투자에 활용했다가 적발된 사례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용도 외 유용자 등록 건수는 지난 2010년(2건), 2011년(3건), 2012년(5건), 2013년(6건), 2014년(8건), 2015년(10건), 2016년(7건), 2017년(4건), 2018년(4건)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9년 들어서 27건으로 급증한 뒤 2020년(42건), 2021년(49건), 2022년(88건), 2023년(139건), 2024년(164건), 2025년(243건) 등 7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감독원이 용도 외 유용자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서면서 적발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은 지난 3월부턴 전 금융권 대상 현장 점검을 진행 중으로, 금융사가 사업자대출 용도 심사와 사후 관리를 부실하게 운영하며 사실상 편법 대출을 방치한 부분은 없는지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92건의 유용자 정보가 신용정보원으로 등록됐는데, 금융당국이 부동산 구입 등 편법 행위를 집중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밝힌 3월 30일부터 5월 13일까지 등록된 사례만 37건에 달했다.
용도 외 유용자 등록 건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아직 금융사의 정보 등록이 진행 중으로, 오는 6월 30일 개정 준칙 시행 전까지 등록을 완료하면 최종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용정보원은 지난 3월 30일부터 '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자 정보 공유 인프라'를 운영 중으로, 금융사가 유용자 정보를 등록하면 다른 금융사도 대출 심사 과정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신용정보원은 최근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유용자 정보 등록 현황에 대한 긴급조사에도 나섰다. 그간 신용정보원이 금융사에 용도 외 유용자 정보 등록을 요청한 사례는 있었지만, 긴급조사 형식으로 현황 파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등록 대상에는 사업자대출을 용도 외로 사용한 차주의 식별번호와 적발 일자 등이 포함됐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사업자대출 편법 활용 사례를 강하게 비판한 후 더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앞서 이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 자금으로 쓰려고 사업자금이라고 속여 대출받는 것은 사기죄로 형사 처벌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 '4·1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사업자대출을 활용한 부동산 구입을 차단하겠다고 밝히며, 용도 외 유용 적발 시 대출 제한 기간을 기존 1차 적발 1년·2차 적발 5년에서 각각 3년·10년으로 대폭 강화했다.
기존에는 적발 이후 상환일 기준으로 일정 기간 신규 대출을 제한하는 수준이었다면, 현재는 적발 즉시 대출 회수와 함께 장기간 금융거래 제한까지 적용하는 방향으로 제재 강도가 높아졌다.
현행 여신거래기본약관에 따르면 차주는 대출금을 약정된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할 경우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게 되며, 금융회사는 즉시 대출 회수에 나설 수 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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