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성실히 빚 갚아도 1금융 못 간다…은행 이자로 '기초대출' 해야"
[뉴스1 초대석]"'기초대출'로 저신용자 신용 사다리 만들어야"
"서금원·신복위 통합 명칭 공모할 것"…금융기본권연구단도 발족
- 대담=박희진 금융부장, 김도엽 기자,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대담=박희진 금융부장 김도엽 전준우 기자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을 받은 사람의 평균 신용점수는 303점이다. 그런데 이들이 2년간 성실하게 빚을 갚아도 평균 504점에 불과하다. 현재 구조에서는 사실상 1금융권으로 올라갈 수 없다.”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은 지난 8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현 금융권의 신용평가체계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저신용자가 아무리 성실하게 상환해도 고금리 시장에 머물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지적이다.
김 원장은 이를 “신용 사다리의 붕괴”로 규정하며 해법으로 ‘기초대출’을 제시했다.
은행권이 고신용자 중심 영업으로 얻는 이익 일부를 활용해 저신용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크레딧 빌드업’을 아무리 해도 구조적으로 1금융권 진입이 어렵다”며 “기초대출을 통해 최소한의 금융 접근권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금원이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387조 원으로, 총 1160만 명이 대출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금융권 이용자는 약 41.5%(약 481만 명)에 그쳤다. 김 원장은 “1금융권 대출 이용자의 최저 신용점수는 평균 781점 수준”이라며 “나머지 저신용자는 2금융권이나 정책서민금융으로 밀려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서금원을 찾은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626점이었다. KCB 기준 신용카드 발급 대상 점수(626점 이상, 하위 93%) 수준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1년 이상 성실하게 상환하고 2년이 지난 차주의 평균 점수는 오히려 426점 수준에 머물렀다.
신복위 사례도 비슷했다. 채무조정이 확정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303점이었고, 이들이 2년간 성실하게 상환한 뒤에도 평균 점수는 504점 수준에 그쳤다.
김 원장은 “현재 신용평가체계는 과거 연체 여부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며 “저신용자의 성실 상환 노력이나 재기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2금융권 이하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가 아무리 성실 상환해도 1금융권으로 가는 '신용 사다리'가 막혀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최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언급한 ‘고신용자 중심 금융 성벽’ 문제의식과도 맞닿아 있다. 김 실장은 기존 금융 시스템이 고신용자 위주로 작동하면서 저신용자를 고금리 시장으로 밀어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 원장은 이 같은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금융권 이익 일부를 ‘기초대출’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금융권 이하를 이용하는 차주 678만 명의 대출잔액 약 184조 원의 평균금리를 14% 수준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1금융권 평균금리인 6%를 적용하면 약 8%포인트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를 단순 계산하면 약 14조7000억 원 규모라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이를 사실상 고신용자 중심 영업 구조에서 발생한 금융권의 이익으로 보고, 이를 활용해 저신용층 대상 기초대출을 운영하자는 구상이다.
그는 “약탈적 금융 구조의 원인 제공자가 해결에도 참여해야 한다”며 “국가 재정을 투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금융권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증권업계 역시 신용공여 등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얻고 있는 만큼 기초대출 논의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식 시장 활황에 레버리지를 이용한 주식 투자로 금투업계가 상당한 수익을 올리지만, 정작 저신용자의 문제 해결에는 쏙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김 원장은 현행 신용평가체계의 한계 원인으로 KCB와 나이스신용평가 중심의 과점 구조도 지목했다.
그는 “현재 신용평가모형은 은행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저신용자에게 불리한 구조”라며 “서금원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평가모형에는 상환 이력뿐 아니라 구직 활동, 재기 노력 등 비금융 정보도 반영해 객관화할 수 있는 평가지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 원장은 앞서 밝힌 서금원·신복위 통합 추진과 관련해 "내부 공감대가 많이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새 통합기구는 서민금융법을 개정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법 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이르면 6월 말 통합기구 명칭에 대한 대국민 공모를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단순한 조직 결합을 넘어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해선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또 다음 달 11일에는 ‘금융기본권연구단’ 발대식도 열 예정이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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