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동고동락' 업비트-케이뱅크에 하나은행 가세…실명계좌 바뀌나
하나금융 BIDV 이후 7년 만에 조단위 지분투자
'하나금융 컨소시엄이 유리' 평가…독주 체제 굳히나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하나금융이 7년 만에 조단위 지분 투자에 나서면서, 흔들림없던 업비트·케이뱅크의 동맹에 균열이 생길 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하나은행이 업비트와의 협력을 한층 확대하며 향후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 제휴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나금융은 15일 하나은행 이사회 의결을 통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6.55%(228만 4000주)를 약 1조 33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이 조단위 지분 투자에 나선 건, 지난 2019년 7월 베트남 4대 국영상업은행 중 하나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 15%를 약 1조 원에 인수한 이후 약 7년 만에 처음이다.
국내 시중은행이 단일 디지털자산 기업에 투자한 사례로는 역대 최대 규모며, 은행이 직접 거래소 지분을 확보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두나무는 국내 최대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다. 업비트는 압도적인 이용자 수와 거래량을 기반으로 국내 거래소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투자를 계기로 하나은행이 향후 업비트 실명계좌 협력에 나설 가능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 2020년부터 케이뱅크와 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있으나, 2024년부턴 2년 단위가 아닌 '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 중이다. 이 계약은 오는 10월 종료될 예정이다.
그 사이 하나금융은 업비트와의 제휴를 꾸준히 늘려왔다. 최근엔 두나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금융·디지털자산·산업간 융합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 공동 개발, 하나은행 모바일뱅킹 앱 하나원큐를 통한 '가상자산 시세 조회' 서비스 출시 등 협력 체계도 구축해 왔다. 자연스럽게 업비트의 실명계좌 협력에도 나설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금융당국은 '1거래소 1은행' 원칙이 고수되고 있으나, 정치권 일각에서 이 원칙을 폐기하자는 논의도 나오고 있다.당장 실명계좌 제휴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향후 규제 완화 가능성에 대비해 업비트와의 관계를 선점하는 효과를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당국이 실명계좌 제휴 '1거래소 1은행' 원칙을 완화할 경우, 업비트가 기존 케이뱅크를 통해 기존 개인 투자자 고객을 유지하면서도 하나은행을 통해선 법인 고객 기반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은행권에선 이번 지분 투자를 두고, 스테이블코인 사업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던 하나은행의 독주 체제가 더 공고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우선 아직 법제화 전이지만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컨소시엄을 은행 지분 50%+1주로 제한하자는 방식이 거론되는 만큼, 두나무를 등에 업은 하나금융 컨소시엄이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은 이미 BNK·iM금융, SC제일은행, OK저축은행과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컨소시엄도 구성했다.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앞설 수 있다.
양사는 하나금융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력을 결합해, 해외 디지털자산 시장에서의 △신사업 발굴 △제휴·투자 △기와체인 연계 서비스 개발 등 글로벌 사업도 공동 발굴할 계획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사용·환류'로 이어지는 생태계 조성을 위해 안정적이고 확장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협력하고, 디지털자산 투자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협업 기회도 지속 모색하기로 한 배경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이 어떻게 구성될지 등 모든 것이 미지수지만, 하나금융이 속한 컨소시엄이 확실한 강점이 있을 수 있다"라며 "미래에셋이 코빗을 인수한 것보다 더 큰 파급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에서 강세를 보이던 하나금융이 굳히기에 들어간 모습"이라고 말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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