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1만피'를 향한 질주, 더 짙어진 양극화의 그늘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국내 증시가 파죽지세다. 이제 '코스피 1만 시대(1만피)'는 장밋빛 전망을 넘어 머지않아 마주할 현실이 된 분위기다.
지수가 1000에서 4000에 도달하기까지는 36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4000포인트를 넘어선 이후 7개월 만에 7000선을 돌파했고, 어느덧 8000고지마저 눈앞에 두고 있다. 가히 유례없는 속도다.
우리 주식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지만, 성장의 온기가 모두에게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화려한 지표 이면의 양극화는 더욱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보유한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자산 규모가 큰 자와 적은 자 사이의 격차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벌어졌다. 같은 종목을 보유했더라도 투자금의 단위에 따라 수익의 무게감은 천차만별이다. 결국 '돈이 돈을 버는' 구조 속에서 부의 편중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증시 호황의 외침 속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생을 등졌다는 비극적인 소식을 접한다. 최근 경기 의왕시에서는 사업 실패 이후 경제난으로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가자 신변을 비관한 60대 노부부가 자신의 집에 불을 내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 화재로 같은 아파트 주민 6명도 다쳤다.
고양시에서는 20년간 병시중을 하며 기초생활수급자로 살던 80대 노인이 남편에게 먹일 단팥빵을 훔치다 적발되는 가슴 아픈 일도 있었다. 지수는 천장을 뚫고 치솟는데, 누군가는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극단의 시대다.
정부가 '포용금융'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 같은 부의 격차를 완충하려는 절박한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상환 불가능한 악성 채무의 가혹한 추심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연일 강조하고, 김용범 정책실장은 스스로를 '잔인한 금융의 공범'이라 자백하며 신용평가 시스템 등 구조적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섰다.
포용금융은 지난 20년간 금융위원회가 마주해 온 해묵은 과제였으나, 실질적인 진전은 더뎠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의 트라우마 속에서 리스크 관리와 재정 건전성 확보라는 시급한 방어막을 치느라 정작 금융의 포용성을 확대할 여력도, 의지도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던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본격적인 자산 축적의 시대, 포용금융은 이제 선택이 아닌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필수 전제조건이다. 방법론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1만피' 시대를 앞두고 금융 양극화 해소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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