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자금세탁 악용 막는다…PG사 고정식 가상계좌 발급 제한

금감원, PG사 '가상계좌 재판매 업무처리기준' 도입
PG사의 가맹점 심사 강화…7월1일부터 정식 시행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2025.9.8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금융당국이 불법 도박자금 충전과 자금세탁 통로로 악용돼온 '고정식 가상계좌' 발급에 제동을 건다. 앞으로 반복 입금이 가능한 고정식 가상계좌는 '정기 수납' 등 이용 목적이 명확히 확인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발급할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29일 '행정지도심의위원회'를 열고 가상계좌 이용 불법행위 예방 차원에서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에 대한 '가상계좌 재판매 업무처리기준(행정지도)' 도입안을 의결했다. PG사의 시스템 구축 등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한다.

PG사는 은행 등으로부터 부여받은 가상계좌를 가맹점에 재판매하고 자금 정산을 대행하는 업무를 한다.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사 등이 PG사에 가상계좌를 발급하면, PG사는 이를 가맹점에 재판매하고, 가맹점은 고객에게 가상계좌를 배정하면 고객은 주문을 완료하는 구조다. PG사는 이후 가맹점에 대금정산을 완료해 주고, 은행 등으로부터 수수료를 지급받는다.

다만 현행 법령상 PG사의 가상계좌 가맹점에 대한 관리의무가 없다. 금감원이 최근 가상계좌 발급 금융사에 대해 가상계좌를 재판매하는 PG사의 심사 및 모니터링 등 내부통제를 강화했으나, 개별 PG사의 자발적·적극적인 불법 행위 차단 조치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배경이다.

이에 금감원은 행정지도를 통해 △가맹점 심사 및 사후관리 △불법행위 의심거래 사전 차단 △자금세탁방지 의무 등 불법행위 예방에 나섰다.

우선 가상계좌는 '일회성 가상계좌'를 원칙으로 하고, 고정식 가상계좌는 정기 수납 등 이용 목적 확인을 통해 제한적으로만 발급할 수 있도록 한다. 일회성 가상계좌와 달리 고정식 가상계좌는 통제장치 없이 반복 입금을 할 수 있어, 그간 도박머니 충전, 불법자금 집금, 자금세탁 등의 용도로 자주 이용됐다는 지적이다.

가상계좌 정산은 '일괄 또는 지연 정산'을 적용하되, 실시간 정산이 불가피하고 내부통제가 양호한 가맹점에만 실시간 정산을 허용하기로 했다. 불법도박 가맹점의 경우 영업시간 외 새벽시간을 통해 실시간 정산이 이뤄지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또 PG사는 가상계좌 이용 가맹점에 대해 실재성, 재무건전성, 목적 적합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세부 심사기준과 절차를 마련하고, 가상계좌 이용현황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해 불법행위 의심 가맹점에 대해서는 이용 중단 혹은 계약 해지를 검토해야 한다.

가맹점이 가상계좌를 2차 재판매하려는 경우에는 가맹점의 하위가맹점 심사 및 이용 모니터링 적정성을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PG사는 가상계좌 이용 가맹점 등에 대한 고객확인(CDD) 의무를 이행하고, 거래가 유지되는 동안 고객확인을 재이행해야 한다. 가맹점의 가상계좌 거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불법거래 등이 의심되는 경우 의심거래 보고(STR)를 수행할 의무도 부여된다.

금감원은 "PG사 가상계좌를 활용한 불법행위를 방지하고, 건전한 시장 질서 확립 및 소비자 피해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행정지도 시행 후 PG사의 가상계좌 재판매 내부통제 개선 실태를 점검하고, 불법·불건전 영업행위 의심 PG사에 대해서는 테마점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은행 등 금융사에 대해서도 PG사와 가상계좌 재판매 계약 체결 시, PG사의 업무처리기준 이행 여부 등을 확인토록 지도할 계획이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