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규제 합리화'로 4대 금융 CET1 개선…KB금융 ELS 리스크 '뚝'

4대 금융 일제히 CET1 개선 전망…최소 11bp 상승
"CET1 버퍼, 생산적 금융 확대에 사용"…주주환원은 별도

12일 서울 시내의 마련된 주요 은행 ATM기기를 시민이 이용하고 있다. 2026.4.1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한병찬 기자 =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자본규제 합리화에 나서면서, 주요 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20bp(1bp=0.01%p) 이상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간 발목을 잡아 온 대규모 과징금에 대한 부담 역시,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일부 해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1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을 통해 '은행권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으로 CET1 비율이 11~20bp 정도 개선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17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합리화 방안은 대규모 금융사고에 따른 은행권의 자본 부담을 완화하는 등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자금 공급 여력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당국, 금융지주 대규모 금융사고 자본 부담 완화

당국이 공개한 합리화 방안엔 우선 재발 우려가 낮은 대규모 금융사고에 대해 자본비율 산정 시 운영리스크 반영 기간을 최장 10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과거 파생결합펀드(DLF), 라임펀드 사태 등 대규모 과징금 부담을 떠안은 은행권이 이를 위험가중자산(RWA)에 반영해 최대 10년간 유지했던 것을,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3년으로 줄여준다.

구조적 외환포지션 인정 범위도 확대한다. 해외 장기 지분 투자와 해외점포 이익잉여금을 시장리스크 산출 대상에서 제외해 환율 변동에 따른 자본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이번 조치로 당국의 추산에 따르면 은행권에서만 74조 5000억 원 규모의 추가 자금 공급 여력이 생길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 핵심 정책인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은행권에 대한 규제를 금융당국이 풀어준 것이 골자다.

신한 최소 20bp 상승 전망…국민은 ELS만 20bp 상승 예상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이 적용되면 5대 금융지주 기준 CET1 비율이 최대 26bp 상승할 것이란 당국의 추산은 이미 공개된 바 있다.

다만 각 금융지주 자체 전망이 나온 건 이번 콘퍼런스콜이 처음이다.

당장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 23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구조적 외환포지션 인정 범위 확대로 CET1 비율이 10bp 수준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운영리스크 반영 기간 완화까지 반영하면 20bp 이상 CET1 비율이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훈 신한금융 최고리스크담당(CRO)은 "운영리스크 3년 이상 손실사건 배제와 관련해선 가변적인 상황이라 정확한 숫자를 가늠하기는 어려우나, 다 합하면 약 20bp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최다 판매사로 홍역을 치른 KB금융은, ELS 단건만으로도 CET1 비율이 20bp 이상 오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른 완화 요인까지 합하면 20bp를 훌쩍 넘는 상승이 기대된다.

앞서 KB금융은 ELS 불완전판매 이후 자체 자율 배상으로 약 7450억 원을 지급했는데, 이 부분은 현재 은행 손실금으로 잡혀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지난해 결산 실적에서 ELS 과징금에 대해 약 2600억 원 수준의 충당금을 쌓은 바 있으나, 예상 대비 높은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의 과징금 규모(1조 원 추정)에 1분기 중 970억 원에 대한 추가 충당금 부채를 인식한 상태다.

염홍선 KB금융 최고리스크담당(CRO)은 "자율 배상금으로 7450억 원의 자율 배상을 했고, 이 부분이 손실금으로 잡혀 있다"라며 "내년 상반기 중 배제 대상으로 승인받게 된다면 CET1 비율에 약 20bp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했다.

하나·우리금융 또한 CET1 비율 개선을 전망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확정적 숫자를 말하긴 곤란하다면서도, 구조적 외환포지션 확대 효과 등에 따라 11bp 개선을 전망했다.

우리금융은 17bp 개선을 전망했다.

박장근 우리금융 최고리스크담당(CRO)은 "손실 인식 합리화 적용 시 금융감독원 신청 과정에서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CET1 비율 기준으로 최대 17bp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 중이다"라고 말했다.

규제 합리화로 얻은 CET1 버퍼 "생산적 금융 확대에 써야"

단, 규제 합리화로 얻는 CET1 비율 버퍼는 '생산적 금융 확대'에 써야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방침이다. 현재 주요 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은 CET1 비율에 따라 결정되는데, 규제 합리화로 얻은 CET1 상승분을 주주환원이 아닌 생산적 금융 확대에 써야 함을 분명히 한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규제 합리화로 얻은 CET1 버퍼를 주주환원에 쓰는 것은 정책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것 같다"라며 "주주환원은 각 금융지주가 얻은 수익을 기반으로 배당 등으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금융지주는 규제 합리화로 주주환원율이 올라가는 구조가 아님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고석헌 신한금융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콘퍼런스콜에서 '(자본규제 합리화로) 개선된 자본 수준이 주주환원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인지'라는 질문에 "자본규제 완화 취지 자체가 주주환원에 사용하라고 한 건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취지에 맞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