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몸값' 애큐온캐피탈 숏리스트 압축…금융지주 '비은행 확장' 승부수

인수 후보군 숏리스트 확정…금융지주·PEF 경쟁 구도 형성
포트폴리오 보완·시너지 효과 기대감…매각가 1조 안팎 추정

애큐온저축은행 로고.(애큐온저축은행 제공)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애큐온캐피탈 인수전에 메리츠금융그룹, 한화생명 등이 참전하며 본격적인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인수 적격 후보군(숏리스트) 선정으로 인수전이 급물살을 타면서 '1조원 딜' 성사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 매각 주체인 글로벌 사모펀드 EQT파트너스는 메리츠금융그룹과 한화생명, 사모펀드(PEF) 운용사 바이칼인베스트먼트 등이 포함된 숏리스트를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카카오뱅크는 이번 예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BNK금융그룹과 다우키움그룹도 이번 인수건을 검토했지만 예비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거래는 EQT가 보유한 애큐온캐피탈 지분 96.06%와 완전 자회사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100%를 함께 매각하는 '패키지 딜'인데, 캐피탈사 인수를 검토했던 카카오뱅크에는 저축은행까지 포함된 구조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전체 매각가가 1조원 안팎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EQT가 애큐온캐피탈을 2019년 약 7000억원 수준에 인수한 점을 감안하면 수천억원대 차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딜은 조달과 운용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수 후보들에게 매력적인 구조로 평가된다. 저축은행을 통해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캐피탈사를 통해 중금리 대출과 기업금융 등 자산을 운용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대금리차 축소와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권 수익성이 둔화된 상황에서, 이번 인수전은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기회로 주목된다.

메리츠금융은 저축은행 부재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한화생명 역시 기존 보유하고 있는 저축은행의 몸집을 불릴 수 있는 기회로 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인수를 통해 증권·자산운용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노리는 등 보험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바이칼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월 임태호 전 E&F 프라이빗에쿼티 대표가 독립해 세운 신생 PEF로, 이번 딜을 통해 본격적인 투자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애큐온캐피탈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인수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부동산PF대출 규모는 약 5491억원으로 동종 업계 대비 크지 않은 수준”이라며 “영업자산 대비 비중도 약 15%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본 PF 비중이 84%로 리스크가 일부 통제돼 있다”고 분석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