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대출 심사, 담보·보증 대신 '성장성' 평가…1.8조 우선 적용

소상공인 맞춤형 신용평가모형 개발…하반기 7개 은행부터
연간 70만명 신규 대출 10.5조 공급·845억 금리인하 기대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국토발전전시관에서 열린 정부·건설·금융업계, 중동상황 대응 합동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4.8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금융당국이 소상공인 맞춤형 신용평가모형을 개발, 담보·보증대출이 아닌 미래 성장 가능성을 대출 심사에 적용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7개 은행 약 1조 8000억 원 소상공인 대출에 우선 시범 적용 예정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9일 제3차 '신용평가체계 개편 TF'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소상공인 신용평가체계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기준 소상공인은 약 790만 개, 종사자 1090만 명(전체 고용 인구의 46%)에 달하는 내수경제의 핵심 기반이다.

대표자 금융 이력 중심의 신용평가, 보수적 대출 심사 관행 등으로 소상공인·개인사업자 대출의 약 90%는 여전히 담보·보증 대출로 이루어지고 있어 소상공인들의 금융애로는 가중되고 있다.

이에 금융위는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형(SCB)을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 현장 간담회에서 소상공인 목소리를 듣고, 발굴한 정책 과제다.

SCB는 매출·업종·상권 등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업종별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는 AI 기반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형이다.

SCB 등급은 소상공인의 기존 신용등급(CB)과 사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성장 등급(Scale-up)을 결합해 평가한다. 성장성이 높게 평가돼 상위 S등급에 해당할 경우,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돼 기존 신용등급 대비 대출 승인, 한도 확대, 금리우대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

SCB는 오는 8월부터 일부 은행 등 시범운영 참여기관을 중심으로 소상공인 대출 심사에 적용된다.

시범운영 참여기관은 기업·우리·KB국민·신한·농협·하나·제주은행 등 7개 기관으로, 약 1조 8000억 원(잠정)의 소상공인 대출상품 심사에 SCB 등급을 활용하게 된다.

2027년 하반기 시범운영 결과 평가를 거쳐 2028년에는 전 금융권이 인센티브 구조에 기반한 소상공인 신용평가 체계를 운영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SCB가 금융권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소상공인의 신규대출 승인, 추가 한도 및 금리우대 등 매년 약 70만 명에 대해 연간 10조 5000억 원 규모 신규 대출 공급, 약 845억 원의 금리인하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금융위는 시범운영 참여기관을 현재 주요 시중은행 중심에서 2금융권, 정책금융기관 등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금융권을 독려하고 참여 방법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재무적 여건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성장성이 높은 소상공인에게 적절한 평가를 통해 자금이 공급될 수 있는 자금흐름의 근본적·구조적인 전환이 중요하고, SCB가 그 전환의 출발점"이라며 "제도가 현장에 신속하게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