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위기, 실물경제 영향"…금융위, 피해 기업 '구원투수'로 나선다

석유화학 이어 건설업계, 플라스틱 업체 등 '릴레이 간담회'
위기 때마다 '금융' 전면에…5대지주·정책금융 유동성 지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상황 피해업종 관련 산업·금융권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석유화학업계, 정유업계, 정책금융기관, 시중은행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2026.4.7 ⓒ 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중동 사태 장기화로 실물 경제로 전이될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 당국이 유동성 지원 등을 통한 피해 업종 구제에 나섰다. 가장 시급한 석유화학 업계를 만난 데 이어 건설업계, 플라스틱 제조 업체 등을 순차적으로 만날 계획이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날 '중동 상황 피해업종 산업-금융권 간담회'를 주재하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한달 이상 지속되면서 원자재 수급, 생산비용 상승, 물류 애로 등 실물 경제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직면한 어려움이 점차 심화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가장 시급한 석유화학과 정유산업 업계를 만나 애로사항을 들은 데 이어, 중동발 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계와 나프타와 요소 등의 원재료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플라스틱 제조 업체 등을 순차적으로 만날 계획이다.

금융정책은 경제 위기 때마다 전면에 나서 급한불을 끄는 구원투수 역할을 맡는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재정 정책은 국회의 동의가 필요해 정치적인 변수가 있고, 통화 정책은 미 연준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위기에 직면한 기업을 지원하는 데 금융 정책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말했다.

실제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0년 대통령 주재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제회의 첫 회의에서도 50조 원 규모의 '특단의 비상 금융 조치'를 실시한 바 있다.

이번 중동발 위기에도 금융위를 필두로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정책금융기관(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신용보증기금)이 전면에 나섰다. 이미 3월 한 달간 정책·민간금융은 중동지역 수출입 기업, 고유가·고환율 영향업종, 관련 협력·납품업체 등에 약 10조 7000억 원 이상 신규 자금 및 기존 대출 만기 연장 등을 지원했다.

5대 금융지주와 은행권이 중동발 피해기업 지원을 위해 총 '53조 원+α' 규모의 신규 자금 공급 계획을 세웠고, 정책금융의 신규 자금 지원도 정부 추경 편성으로 2조 5000억 원을 추가해 총 26조 8000억 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동 상황 피해 중소·중견기업의 신용보증기금 P-CBO(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신보가 원리금을 보증해 유동화증권을 발행·유통하는 제도) 차환 부담도 완화한다.

금융위는 석유화학 업계를 시작으로 피해 업종을 순차적으로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실효성 있는 지원 정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실제 산업계의 애로와 금융의 자금 공급 방향이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적시에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릴레이 간담회를 순차적으로 개최해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금융권과 함께 해법을 만들어가는 소통의 자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