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은행예금 대신 ETF로 23조 '뭉칫돈'…중동 쇼크로 일단 주춤
5대은행 3월 ETF 판매액 7.1조…1~2월 과열 다소 진정
증시로 '머니무브'에 은행 안간힘…퇴직연금도 ETF 강화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국내 증시 호황에 은행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리던 뭉칫돈이 3월 들어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다소 주춤해졌다. 다만 올 들어서 벌써 23조 원 넘게 판매되는 등 예금의 시대가 저물고 ETF로 자금 쏠림 현상은 지속되는 분위기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ETF 판매액은 7조 1514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은행 ETF 판매액은 예년의 10배를 훨씬 웃도는 뭉칫돈이 몰렸다. 지난해 1월 5대 은행의 판매액은 5379억 원이었는데, 올해 1월에는 7조 7672억 원으로 14배로 불어났다. 2월에는 8조 6645억 원으로 더 가파르게 증가했는데, 3월 들어서는 7조 1514억 원으로 다소 꺾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 들어 증시가 워낙 좋다보니 예금보다 ETF를 찾는 고객들이 많다"면서도 "3월에는 중동 전쟁 여파로 증시 방향이 하락 전환됐고, 위험 회피 성향이 높아지면서 판매액이 2월보다는 다소 꺾였다"고 말했다.
ETF는 증권사 상품으로, 은행에서는 신탁 형태로만 판매 가능하다. 이에 젊은층은 증권사 앱을 통해 ETF 실시간 거래를 선호하고, 은행에서는 중장년층 고액 자산가의 자산을 관리하는 프라이빗 뱅킹(PB)센터 위주로 대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통상 중장년층의 고액 자산가들은 리스크가 높은 주식 투자 등 자산 증식보다는 절세나 증여 등 자산 유지 및 관리에 관심이 높은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VIP 창구나 PB센터를 찾는 고액 자산가들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는데, 최근에는 국내 증시와 연동된 ETF 문의가 크게 늘어난 게 사실이다"며 "ETF를 선호하는 자산가들은 개별주식을 사고파는 단타 위주가 아니고, 일부 자금을 증권사로 따로 옮겨 투자하는 것도 번거로워하는 등 은행 신탁 방식을 선호하는 고객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증시 부양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은행 내에서도 ETF로 자금 쏠림은 지속될 전망이다. 예금 금리가 2%대로 매력도가 크게 떨어진 데다, 증시로 '머니무브'가 뚜렷한 상황인데 은행에서는 비이자수익 확보를 위해 ETF 판매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실제 5대 은행의 1~3월 ETF 판매액은 23조 5831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판매액인 21조 9399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은행 퇴직연금 계좌도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내에서 ETF 투자가 가능해 상품군을 다양화 하는 등 증권사에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2022년 1월 말 26종에 불과하던 ETF 퇴직연금 상품을 현재 185종으로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업계 최다인 237개의 라인업을 갖췄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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