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환전 사고 낸 토스 "의도치 않은 영향" 해명…"법대로 환수"

사고 원인 모호한 표현으로 일축…거래 취소도 일방 통보
토스증권 때는 손실 떠안더니…토스뱅크 "도 책임 통감 無

서울 강남구 토스뱅크 본사. 2021.10.4 ⓒ 뉴스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정지윤 기자 = 200억 원대 환전 사고를 낸 토스뱅크가 사고 원인을 '의도치 않은 영향'이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일축해 논란이다. 전산 오류 문제로 금융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했음에도 진정성 있는 사과나 책임 통감보다는 "의도치 않은 영향"이라는 면피성 해명에다 "법에 따라 거래를 취소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빈축을 사고 있다.

11일 토스뱅크가 '반값 환전 사태' 관련 공지한 내용에 따르면 "사안이 발생한 당시 외환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점검 및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의도치 않은 영향'으로 엔화 환율이 정상 기준과 다르게 고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토스뱅크 "의도치 않은 영향으로 문제 발생" 책임 회피성 해명에 '빈축'

업계에서는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의도치 않은 영향'이라는 책임 회피성 문구를 넣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떤 프로세스에서 오류가 났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마치 불가항력적인 외부 요인이 있었던 것처럼 묘사했기 때문이다.

금감원 조사 결과 해당 사고는 프로그래밍 과정에서 발생한 명백한 내부 시스템 오류로 밝혀졌으나, 토스 측은 공지에서 '시스템 결함'이나 '관리 소홀' 같은 직접적인 과실 인정 표현을 전면 배제했다.

사고는 전날 오후 7시 29분부터 약 7분간 발생했다. 엔화 환율이 시장가의 절반 수준으로 표기되자 약 200억 원의 거래가 몰렸고, 토스뱅크의 손실 예상액만 100억 원대에 달한다.

이에 대해 토스뱅크는 법에 따라 모든 거래를 일괄 취소하겠다며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토스뱅크는 "해당 시간 동안 체결된 엔화 환전 거래는 전자금융거래법 제8조 제3항 및 토스뱅크 전자금융거래 기본약관 등에 따라 정정 및 취소 처리될 예정"이라며 "이 과정에서 고객님들께서 느끼실 수 있는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전산 오류나 입력 오류 등으로 정상 거래가 아닌 경우 금융회사는 해당 거래를 취소할 수 있다. 이미 고객 계좌로 이익이 귀속된 경우에는 계좌에서 자동 회수하거나, 잔액이 부족할 경우 반환을 요청할 수 있다.

잘못 표기된 환율로 진행된 거래가 취소 처리되면, 엔화(JPY)는 회수되고 매수에 사용된 원화 금액은 환불 처리된다. 만약 이미 엔화가 카드 결제, 송금, 출금 등으로 사용된 경우 해당 고객의 외화통장(JPY), 토스뱅크 통장 순으로 보유 잔액에서 출금해 충당하게 된다.

토스증권 환율 오류 사태와도 대비…'명백한 오류'여도 일방 통보 반감

토스뱅크의 이번 대응은 2022년 계열사인 토스증권의 달러 환율 오류 사태와도 대비된다.

앞서 2022년 9월 토스증권에서는 당시 1440원대를 기록하고 있던 달러·원 환율이 1290원대로 떨어지며 실제보다 약 10% 낮게 적용되는 오류가 발생했을 당시에는 토스증권이 손실을 떠안았다.

당시 일부 이용자들은 낮아진 환율로 달러를 매수했고, 거래 규모는 20억 원대로 알려졌다. 토스증권은 환율 오류 사고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환전액을 별도로 환수하지 않고 이를 손실 처리했다.

토스뱅크의 엔화 오류 환전액은 토스증권 사태 대비 거래 규모가 약 10배가 커 환수 조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 책임을 통감하기보다 일방적인 통보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토스뱅크에 대한 현장점검에 돌입했다. 내부 통제 절차 등에 미비점이 확인되면 검사로 전환한 뒤 기관이나 직원 제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토스증권 사태 당시에는 금액이 크지 않아 실수를 인정하고 환수 조치를 하지 않았지만, 토스뱅크는 환율이 시장가의 절반 수준으로 오류가 발생했다"며 "법적으로 보면 정정 및 환수 조치가 가능하겠지만, 항의하는 고객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