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지방·인터넷은행 단계적 전환 길 연다…건전성 규제는 강화
79개 저축은행 자산 규모별로 1~3티어로 구분
대형 저축은행, 자본규제 은행 수준으로 강화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금융당국이 자산 5조 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이 지방·인터넷은행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단계적 규제 체계를 마련한다. 금산분리 등 직접적인 소유 규제가 없는 저축은행업권에 은행 수준의 '소유 규제체계'에 대한 단계적 도입을 추진하면서다.
이미 지방·인터넷은행 수준의 대형 저축은행에 대한 자본 및 자산건전성 규제는 더 강화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3일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저축은행 건전 발전을 위한 CEO 정책간담회'를 열고 이와 같은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이 위원장은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른 부실 위험, 금융 환경의 빠른 디지털 전환, 업권 내 양극화 등으로 이제는 생존과 성장을 위한 구조적 전환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하며, "변화하는 영업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영업행위와 관련된 규제도 대폭 정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선 79개에 달하는 저축은행을 규모와 역량을 차등화해 대형-중형-소형으로 나눠 규제체계를 개편한다. 대형 저축은행은 영업구역 및 규모 측면에서 소형 지방은행과 유사해, 강화된 건전성·지배구조 규제 적용 필요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경우 전국 6개 권역 중 5개 권역에서 영업 중이며, 지난해 6월 말 기준 자산은 14조 2000억 원으로, 7조 7000억 원의 지방은행인 제주은행보다 규모가 크다.
이에 자산 5조 원 이상의 5개 사(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저축은행)를 1Tier(티어, 전국단위 서민금융기관 또는 지방·인터넷은행 전환 후보), 자산 1조~5조 원(26개 사)을 2티어(광역시·도 단위 지역·서민금융기관), 자산 1조 원 미만의 48개 사를 3티어(거점도시 단위 지역·서민금융기관 또는 M&A 피인수 후보)로 구분한다.
눈에 띄는 건 1티어 상위 5개 사를 '지방·인터넷은행 전환 후보'로 명시한 점이다. SBI저축은행뿐만 아니라 OK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자산은 이미 제주은행을 뛰어넘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 수준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저축은행은 선제적으로 투명한 소유·지배구조를 구축하도록 한다. 중장기적으로 지방·인터넷은행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면서도, 규제 차익을 누리려는 것은 차단하기 위해서다.
우선 자산 규모 20조 원이 넘을 경우 주식보유한도를 50%, 30조 원이 넘을 경우 34%(인터넷은행 지분 상한), 40조 원이 넘을 경우 15%(지방은행 지분 상한)로 소유 규제체계를 도입한다.
시중은행(평균 자산 321조 원)과는 자산규모 격차가 크지만, 지방은행(평균 39조 5000억 원), 인터넷은행(44조 8000억 원) 규모를 반영한 조치다.
대형 저축은행에 대해 은행 수준의 BIS비율 산정방식을 선별적·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은 이미 지방 및 인터넷은행 수준으로 성장했음에도 바젤1 수준으로 단순하게 자본비율을 산출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고위험 자산은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생산적 분야로의 자금 지원을 위해 주식·펀드는 최근 은행권의 위험가중치(RWA) 조정안을 반영하는 한편, 부동산 PF는 강화된 RWA 조정안을 반영한다. 단, 시뮬레이션을 통해 일정 유예기간을 부여 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아울러 FLC(미래 채무상환능력·Forward Looking Critera)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도 도입한다. 현재 저축은행은 기업여신에 대해 '사후적 연체기준 위주'로 자산건전성을 분류해, 실질적 미래 채무상환능력에 기반한 평가가 미흡하다.
앞으로 대형 저축은행은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자체 신용등급을 산출하도록 하고, 과거 부도율 수준을 고려해 산출된 신용등급을 건전성 분류 등급과 연계한다.
최종 자산건전성 분류는 연체·부도 기준에 따른 분류와 FLC 분류 중 선택해 충당감을 적립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단 영향 분석을 선행하고 여신감리체계 및 조직 정비, 내부모형 개발 및 데이터 축적을 위해 유예기간을 부여한다.
업계 공통사안으론 BIS 규제비율에 +2%p에 미달하는 경우 이익배당을 제한한다.
현재 BIS 규제비율은 7% 이상(자산 1조 원 이상일 경우 8% 이상)이며, +2%p 미만인 저축은행에 대해 경영개선협약(MOU)을 통해 자본 확충을 유도 중이나, 적기시정조치 부과 전에는 은행과 달리 자본금 증액, 배당 제한 등 조치를 요구할 법규성 근거가 부재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자본보전 완충자본 제도'를 도입해, BIS 비율이 규제비율 +2%p 미달하는 경우 이익배당을 제한하기로 했다.
타 업권 대비 심사 대상이 지나치게 넓고 복잡한 대주주 정기 적격성 심사제도는 합리화한다.
최대 주주·주요주주의 특수관계인 중 주식을 10% 미만으로 보유한 개인은 심사대상인 특수관계인에서 제외하는 한편, 외국 금융기관 대주주에 대한 결격 기준을 국내 금융기관과 동일하게 정비한다. 결격 대주주의 신속한 퇴출을 위해 수시 심사 제도를 도입하고, 정기 심사 주기를 현행 1~2년에서 2년으로 일괄 적용한다.
예금 의존도가 높은 저축은행의 유동성 관리체계는 강화한다.
현재 유동성비율은 저축은행 간 요구불예금 상호 예치만으로 상승할 수 있다. 요구불예금 자산은 전액 유동자산에 포함되나, 요구불예금 부채는 직전 1년간 평잔의 30%만 유동부채에 반영한다. 저축은행 간 상호 예치 시 유동성비율이 과대평가될 수 있다.
또 회전식 정기예금의 경우 만기 전 인출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에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간 상호 예치한 요구불예금은 유동선자산·부채 산출 시 상계하고, 중간만기 3개월 이내 회전식 정기예금의 30%를 유동성부채에 포함하는 등 유동성비율 산정방식을 개선한다.
아울러 중앙회 100% 자회사로 운영 중인 NPL관리 전문회사(SB NPL 대부)의 부실자산 정리·지원 업무 확대 수행을 위해 '자산관리회사'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이 경우 대부자산의 자기자본 10배 제한이 미적용돼 부실자산 정리 능력도 높아진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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