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 중심 금감원 제재심 확 바뀐다…'IT·소비자보호'까지 다양화

해킹사고 등 다양한 영역 대응 차원
이찬진 "비법조인 비율 강화 유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모습. 2018.4.17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금융감독원이 법조인 중심의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IT·소비자보호 전문가 등 현재 문제가 되는 감독 이슈를 반영할 수 있는 위원들로 다양화한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제재 프로세스 투명성·공공성 제고 차원에서 제재심 민간위원을 IT·소비자보호 등으로 다양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간 제재심의 성격상 법조계나 학계 등 법학 전공이 대부분이었다면, 현재는 다양한 영역에서 문제가 생기니 다양화하는 차원이다. 대표적으로 IT 분야"라며 "분야가 너무 치중되지 않도록 새로운 분야를 넣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감원 제재심 민간위원은 총 8명으로 이 중 6명이 법조인이고, 2명은 한국금융연구원·한국법제연구원 소속이다. 민간위원 과반인 75%가 법조인인 셈이다. 이들 모두 검사 출신인 이복현 전 원장 시절 선임된 인사로, 임기는 모두 내년 2월 9일까지다.

금감원 제재심이 법조인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 2023년에도 민간위원 20명 중 5명을 제외한 15명이 변호사 혹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75%가 법조인이라는 국회의 지적이 있었다. 당초 지난 2015년 금감원은 제재심을 확대·개편하면서 소비자보호 전문가 등을 위촉하겠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법률전문가에 편중된 것이다.

최근 금융분야가 AX(AI 전환), 디지털화 움직임이 빨라지며 그에 따른 '해킹 사고' 발생하는 등 감독 현안과 업무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제재심이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런 지적을 반영해 금감원은 우선 IT 전문가를 제재심 위원으로 선임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해 '실질적 금융소비자 보호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업무 전반을 전환할 예정으로, '소비자보호' 전문가 역시 제재심 위원으로 선임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선임을 위해 별도 규정 개정 작업도 필요 없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제재심 위원은 △금융 또는 정보기술 △경제 △경영 △회계 △세무 △법학 △행정 △소비자 관련 분야 등에서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 혹은, 연구기관 또는 대학에서 연구원 또는 전임강사 이상을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다면 선임할 수 있다.

지난해 원장 공백으로 임기가 만료된 제재심 위원에 대한 후임 위촉이 이뤄지지 않아, 위원 풀(POOL)에도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시기별로 다르지만 금감원은 민간위원 풀로 10~20명가량을 유지해 왔다. 지난 2024년엔 '효율화'를 이유로 한 때 7명의 민간위원으로 운영되기도 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9일) 기자간담회에서 "(제재심 위원들이) 법조인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보니 다소 경직된 경향성이 많아 정책의 정합성이나 현장성 부분을 일정 부분 조율할 수 있도록 비법조인 비율을 강화하는 것을 유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제재심과 별도로 금융사와 금융소비자 사이 분쟁이 발생했을 때 이를 조정하는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구성을 전원 '소비자 관련' 인사로만 구성하자는 법안도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도로 발의된 상태다.

현재는 '금융 또는 소비자 분야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를 '소비자 분야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최근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는 금융당국 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여권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편면적 구속력'과 결합할 경우 분조위 조정 결과가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된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