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팔고 받은 돈이 보이스피싱 피해금?…금감원, 금 거래 자금세탁 주의보
온라인 거래 플랫폼 통한 '금 직거래'로 피해금 세탁
-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최근 금 가격 상승으로 실물 금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개인 간 금 직거래를 악용한 보이스피싱 자금세탁 시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조직이 온라인 거래 플랫폼을 이용, 금 직거래를 가장한 방식으로 피해금을 세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 기준 순금 1돈(3.75g) 가격은 지난해 10월 1일 77만 7000원에서 이달 3일 100만 6000원으로 29.5%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금 직거래를 통한 보이스피싱 자금세탁 관련 민원은 지난해 10월 1건에서 11월 13건, 12월 9건, 올해 1월 11건으로 증가했다.
금 판매자는 구매자로 가장한 사기범에게 속아 금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피해금을 거래대금으로 입금받을 수 있다.
이 경우 금 판매자의 계좌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사기이용계좌'로 지정돼 지급정지되고 전자금융거래가 제한된다. 또 거래대금을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반환해야 하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실제 피해 사례도 발생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A씨는 온라인 거래 플랫폼에서 금 직거래를 약속한 구매자와 사전에 신분증까지 확인했으나, 대면 거래 당일 성명불상자가 거래 당사자를 대신해 나타났다. 해당 인물은 본인이 거래 당사자의 부친이며 급한 일이 생겨 심부름을 나왔다고 설명했다.
A씨는 사기를 의심해 신분 확인을 시도했으나, 사전에 예약금 이체 명목으로 공유한 자신의 계좌로 약 1800만원의 거래대금이 입금되자 도의상 금을 인도했다. 이후 해당 금액이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피해금으로 확인되면서 A씨의 계좌는 사기이용계좌로 지정돼 지급정지됐다.
금감원은 개인 간 금 거래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자금세탁의 주요 특징으로 △환금성이 높은 고액 자산을 표적으로 삼는 점 △거래 직전 선입금을 유도하는 점 △본인 확인 요구에 비협조적인 점 등을 꼽았다.
사기범은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해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정해진 시간에 자금을 이체하도록 지시하는 동시에, 온라인 거래 플랫폼에서 금처럼 최근 가치가 급등한 자산(금)을 판매하는 사람에게 접근한다. 또 별도 가격 협상 없이 거액의 금을 한 번에 구매하겠다고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
거래 전 예약금 이체를 명목으로 판매자의 계좌번호를 요구하기도 한다. 현금 거래나 플랫폼 결제수단 이용 제안은 다양한 사유를 들어 거절한다.
또한 사기범은 본인이 아닌 자금수거책을 통해 거래하기 때문에 본인 확인 요구에 비협조적이다. 다른 구매자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거래 전후 판매자에게 게시글을 숨김 처리하거나 삭제하도록 요구하기도 한다.
금감원은 이에 따른 소비자 주의사항도 함께 안내했다. 금 편취 사기는 연령과 직업에 관계없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고액 자산 거래 시에는 상대방의 플랫폼 대화내역과 신분증을 통해 실제 거래 상대방이 맞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래내역이 없거나 구매평이 좋지 않은 신규 계정과의 거래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며, 거래 예약금을 이유로 대면 전 계좌번호 공유를 요구하는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개인 간 거래 시에는 계좌번호를 공유하지 말고 플랫폼 결제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구매자가 거래 전 게시글 삭제나 숨김 처리를 요구하면 사기를 의심해야 하며, 개인 간 금 거래로 계좌가 동결될 경우 장기간 금융거래가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가급적 전문 금 거래소를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금뿐만 아니라 은이나 외화 등도 온라인 직거래 시 보이스피싱 자금세탁에 악용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설 연휴 전후 해외여행 후 남은 외화를 개인 간 거래로 환전하는 과정에서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금감원은 경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 온라인 플랫폼 업체와 협력해 소비자 안내를 강화하고, 금 거래 관련 게시글에 대한 모니터링을 확대하는 등 피해 근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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