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8개월만에 장중 1480원 돌파…국민연금 통화스와프 가동(종합2보)

강달러·외국인 매도세 지속…4월 이후 첫 1480원대
외환당국, 통화스와프 가동…1479원으로 소폭 후퇴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5.12.1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세종=뉴스1) 김도엽 김근욱 전민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약 8개월 만에 장중 1480원을 돌파했다. 외환당국은 국민연금과 맺은 외환스와프를 실제 가동하며 대응에 나섰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8원 오른 1479.8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2.2원 내린 1474.8원에 출발했으나, 장중 가파르게 상승하며 오전 11시쯤 1480원을 넘어섰다. 환율이 1480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 4월 8일(1482.3원) 이후 처음이다.

환율이 상승한 배경으로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세가 이어진 점이 꼽힌다. 외국인은 전날 코스피에서 1조 302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273억 원을 순매도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전날 발표된 미국 고용 지표가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미국 증시가 반등에 실패했다"며 "국내 증시도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입 업체 결제 등 달러 실수요 증가 역시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민 연구원은 "글로벌 환경 변화에 민감한 원화 특성상 외국인 투자심리가 부진한 데다, 달러 약세 압력도 높지 않다"며 환율 상승 배경을 짚었다.

환율이 고공 행진하며 외환당국은 최근 국민연금과 맺은 외환스와프를 실제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환율도 오후 3시 55분 기준 1480원대에서 소폭 후퇴해 1479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앞서 당국과 국민연금은 지난 15일 외환스와프 거래 한도를 연간 650억 달러로 설정하고 계약 기간을 1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 스와프는 외환시장이 불안정할 때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를 위한 현물환 매입 수요를 당국이 흡수하는 효과가 있어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5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에 우려를 표했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전통적인 금융위기는 아니지만, 위기라 할 수 있고 걱정이 심하다"며 "성장 양극화 등을 생각할 때 환율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