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비둘기' 발언에도 환율 올랐다…1470원대 유지 "끄떡없는 강달러"
파월 "금리인상, 기본 시나리오 아냐" 발언에도…11일 환율 상승 마감
"개인·기업·정부 해외투자에 달러 수요↑…1400원대 정착 가능성"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했음에도 11일 달러·원 환율이 1470원대를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과거 대비 달러 수요가 늘어난 점을 지목하며 단기적으로 큰 폭 하락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달러·원 환율은 2.6원 오른 1473.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간밤 미국의 금리 인하 소식에 5.9원 내린 1464.5원에 출발하며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장중 다시 1470원대를 돌파하며 금리 발표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귀했다.
10일(현지시간)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방기금 금리를 0.25%p 인하해 목표 범위를 3.5%~3.75%로 설정했다.
파월 의장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현시점에서 금리인상은 누구의 기본 시나리오도 아니다"라고 언급하며 비둘기파적(금리인하 선호) 기조를 내보였다. 금리인상 위험을 일축하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금리 인하와 재인상 기조 일축은 이론적으로 달러화 약세를 유발해 달러·원 환율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10일 뉴욕 주요 거래시간대 달러 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0.6% 하락해 98.6선으로 내려갔다. 이는 10월 20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대체로 유동성 확대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환율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는 외환당국의 스탠스까지 겹치며 환율은 1460원대 중반을 중심으로 하락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도 환율이 더 큰 폭으로 안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최근 달러·원 환율 급등은 해외 증권투자 확대 등 국내 자금의 해외 유출 영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김종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국민연금, 자산운용사, 기업, 개인 등 다양한 경제 주체가 해외 주식·채권에 투자하면서 외환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도 해외 투자로 인한 달러 수요가 지속되는 한 1400원대 이상 환율이 고착화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민 연구원은 "거주자의 해외주식투자를 위한 환전과 수입업체 결제 등 달러 실수요 매수세가 여전히 환율 하단을 견고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뉴욕 증시에서 성장주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미국 주식 매수세가 여전히 강한 상황"이라며 "금융시장에서의 달러 유출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1460원대 레벨은 지켜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구조적으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 확대, 정부·기업의 대미 투자, 한미 금리차 역전 지속 등으로 인해 달러 수요가 상시적이라는 점에서 중기적으로는 달러·원 환율이 1400원 대에 정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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