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 시니어' 부동산으로 돈 벌었지만…자녀 세대엔 "부동산 보다 주식"

우리금융, '2025년 트렌드 보고서' 발간
자녀 세대 투자 상품으로 주식·ETF 52.1% 꼽아

(우리금융그룹 제공)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시니어(만 55세~69세) 세대가 자산 형성 과정에 '부동산' 영향이 가장 컸다면서도, 정작 자녀 세대가 투자하지 말아야 할 상품엔 부동산을 2위로 꼽았다. 부동산 시장의 장기 상승이 현재 시장 환경에선 재현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우리금융그룹은 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5년 우리금융 트렌드 보고서'를 발간했다. 전국 만 20~69세 1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조사 결과 시니어 세대의 금융자산과 부동산을 합한 총자산 규모는 평균 7억 8187만 원으로, 전 세대 중 가장 많았다.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 규모도 7억 2915만 원으로 역시 가장 많았다.

중년(만 40~54세)의 경우 총자산 규모는 평균 6억 7132만 원(순자산 5억 9070만 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청년 후기(30대)는 4억 1291만 원(3억 2605만 원), 청년 초기(20대)는 1억 4411만 원(1억 1961만 원) 순이다.

시니어 세대는 현재 자산 형성에 가장 기여한 항목으로 부동산 임대·매매(21.9%)를 꼽았다. 상위 20% 고자산 시니어 세대의 경우 이 비율이 35.9%에 달해 하위 20% 저자산 시니어 세대(9.8%)와 대조를 이뤘다.

시니어 세대의 부동산 보유율도 85.9%로 전 세대 중 가장 많았다. 중년의 경우 78.5%, 청년 후기 52.8%, 청년 초기 17.9% 대비 압도적인 수준이다. 특히 상위 20% 고자산 시니어 세대의 경우 99.1%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부동산 임대·매매에 이어선 금융상품 투자(17.5%), 가족 지원·상속(13.3%), 토지개발 보상(3.1%), 가상자산 투자(1.4%) 순이다.

자녀세대가 투자해야 할 상품으론 주식·ETF가 52.1%로 가장 많았다. 금·은의 경우 29.4%였으며, 코인·가상자산 25.6%, 부동산 23.3%, 예·적금 21.8% 순이었다.

반면 투자하지 말아야 할 상품으론 코인·가상자산을 36.8%로 가장 많이 꼽았다. 부동산의 경우 23.9%로 2위를 기록했다. 과거 자산 형성 핵심 수단이었으나, 자녀 세대를 생각했을 땐 그렇지 않다는 반응이다.

우리금융은 "시니어 세대의 자산 형성은 부동산 시장의 장기 상승과 실수요 중심 소유를 기반으로 가능했지만, 이런 방식은 현재 시장 환경에선 재현되기 어렵다"며 "앞으로 자산 축적에선 금융투자 역량이 중요하며, 미래세대는 자산을 보유하는 것보다 운용하는 능력을 키워야 부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런 흐름은 예상 수익 질문에서도 나타난다.

코인·가상자산 투자 분야에서 시니어 세대보다 많은 수익을 낼 것이란 질문에 자녀 세대는 47.2%라고 응답했다. 반면 부동산 투자에선 14.2%라고 응답했다.

반대로 시니어 세대 대비 적은 수익을 낼 것이란 질문에 자녀 세대는 49.7%라고 응답했다. 시니어 세대는 이 물음에 50.7%라고 응답했다.

우리금융은 "시니어와 2030세대 모두 과반 가량이 지금은 부동산으로 시니어 세대처럼 부를 쌓기 어렵다고 답했다"며 "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에 대해선 두 세대 모두 절반가량이 시니어보다 수익성이 높을 것이라 평가했지만, 시니어는 위험성을 크게 인식해 실제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