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금융' 화답하는 은행권…'기술금융' 새정부 들어 10조 늘었다

기술신용대출 잔액 318조 5677억원…4개월 새 10조 6540억원 증가
5대 은행 지난달 가계대출 보다 기업대출 증가 폭 커

9일 서울 용산구에 설치된 은행 ATM기를 시민들이 이용하는 모습. 2025.11.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새 정부 들어 은행권의 기술금융이 10조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중심에서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추진하면서, 기술 중심의 기업에 대한 대출이 급증세를 보인 영향이다.

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318조 5677억 원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6월 말 307조 9137억 원 대비 4개월 새 10조 6540억 원 늘어난 수준이다.

잔액 기준으로 보면 지난 2023년 4월 327조 4149억 원 이후 30개월 내 최고치다. 올해 7월까지 300조 원대에 머물던 잔액은 8월 들어 311조 936억 원으로 310조 원대까지 늘어난 뒤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9월에만 3조 8688억 원 늘며, 37개월 내 월별 최고 증가 폭을 기록했다.

기술신용대출은 기술은 있으나, 담보가 없는 기술·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은행권이 내주는 대출이다. 각 은행은 기술신용평가(TCB)를 바탕으로 기업에 신용대출을 내준다.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에 묶인 민간 자금을 생산적인 부문으로 이동시키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후보 시절부터 공약사항에 넣고, 취임 후 이를 금융당국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자 은행권의 움직임도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기술신용대출 건수도 70만 건에 육박했다. 지난달 말 기준 대출 건수는 69만 9435건으로,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다.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로는 1만 5133건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지난달 말 기준 IBK기업은행 129조 5993억 원(27만 2207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 42조 8186억 원(8만 4147건) △하나은행 34조 9095억 원(7만 5067건) △우리은행 32조 3540억 원(4만 7329건) △국민은행 29조 9025억 원(7만 1577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은행권은 내년 금융당국의 위험가중자산(RWA) 가중치 조정에 따라 신규 기업대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주택담보대출(RWA) 하한은 현재는 15%이지만, 내년부턴 20%로 상향 조정된다. 반면 비상장주식 등에 대한 RWA는 하향 조정한다. 이 경우 RWA가 약 31조 6000억 원 감소해, 그만큼 은행권의 투자 여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 지난달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기업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3조 1588억 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 1조 6678억 원,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 대출 1조 4909억 원 등 모두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이 1조 5125억 원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대비된다. 주담대의 경우 6396억 원 늘며 20개월 내 가장 적게 늘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