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고공행진에 은행 '달러 예금' 뭉칫돈…한 달 새 6.6조 원 '껑충'
5대 은행 달러예금,약 632억 달러…전월 말 대비 45억 달러 늘어
美 금리 인하·외환당국 개입 변수…환율 하락 가능성 고려해야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연일 계속되는 달러·원 환율 고공행진에 시중은행의 달러 예금에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다. 불안정한 금융 시장 속에서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 심리가 확산되면서 한 달 사이 달러 예금 잔액은 7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예금 잔액은 631억 8219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이 586억 6034만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45억 2184만달러, 한화로 약 6조 6588억 원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이는 환율이 장기간 1450원대를 웃도는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자 투자자들이 현재 높은 가격에 달러를 사뒀다가 향후 환율이 하락할 때 되팔아 이익을 얻으려는 '환테크'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투자와 달리 외화를 싼값에 사 높은 가격에 팔 때 발생하는 환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데, 이러한 특성 또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화 예금은 기업들의 수출입 관련 결제성 자금 외에도 개인들의 자산 배분 목적이 있다"며 "달러·원 환율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분위기가 달러 예금 수요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 기조가 유지되는 당분간 외화 예금의 인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미국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접어들 경우 환율이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시장에서는 최근 12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되살아나며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가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지난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에 이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12월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말해 시장 낙관론이 확산됐다"며 "달러 강세가 진정됨에 따라 과열된 롱심리가 일부 진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계속되는 고환율 국면에 외환당국의 개입 여부도 환율 하락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정부는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한국은행, 국민연금으로 구성된 '4자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환율 안정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정부는 4자 협의체를 통해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조화롭게 달성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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