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세율 훈풍에 KB·신한·하나 '신고가 행진'…"은행주 랠리 더 간다"
'주주환원 50%' 발표한 금융지주들…'비과세 배당'에 투심 확대
1460원 돌파한 환율은 변수…금융권 'CET1 비율' 방어 총력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정부가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KB·신한·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가 일제히 신고가를 경신했다. 코스피가 4200선을 돌파할 때도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었던 은행주가 '정책 모멘텀'과 함께 날개를 단 것이다.
은행주는 대표적인 고배당 업종으로, 4대 금융그룹 모두 '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정부 정책과는 별도로 '비과세 배당'을 검토 중이라는 점도 투자 매력을 키우고 있다.
물론 달러·원 환율이 1460원대를 상회하며 은행 실적과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다만 증권가는 주요 은행들이 CET1(보통주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우려는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KB금융은 전 거래일보다 4.28% 오른 12만9000원에 마감했다. 특히 이날 오전 한때 13만2500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신한지주는 7만8800원으로 1.81% 상승했고, 하나금융은 9만6200원으로 4.57% 올랐다. 두 종목 모두 장중 각각 8만2000원과 10만1100원을 터치하며 나란히 최고가를 경신했다. 우리금융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95% 오른 2만6200원을 기록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대통령실·정부·여당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기존 35%에서 25%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는 배당소득에 별도로 낮은 세율을 적용해 세 부담을 줄이는 조치로, 부동산에 집중됐던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유도하는 '생산적 금융' 정책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은행주는 안정적인 이익창출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고배당 업종이다. 특히 4대 금융지주는 정부의 증시부양책인 '밸류업 프로그램' 기조에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순이익의 절반을 주주에게 돌려준다는 의미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대표적인 만년 저평가 종목이었던 은행주가 달라졌다"며 "주주환원 정책이 정부 기조와 맞물리면서 시장의 신뢰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실 은행주 훈풍은 11월 초부터 감지됐다. IT·반도체 중심의 급등 랠리 이후 코스피가 변동성을 보이며 조정 구간에 들어섰을 때, 그동안 소외됐던 은행주는 오히려 '나홀로 강세'를 이어갔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11월 첫째 주에만 주가가 7.6% 상승했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6.1%, 신한지주는 5.6% 올랐다. 최 연구원은 "국내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순매수가 주가 강세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4대 금융이 검토 중인 '비과세 배당'이 은행주의 매력을 더 키우고 있다고 본다. 비과세 배당은 회사가 자본준비금을 활용해 현금을 배당하는 방식인데, 이 경우 기본 배당과 달리 배당소득세(15.4%)가 붙지 않는다.
즉, 같은 금액을 받더라도 세금을 떼지 않으니 '손에 쥐는 돈'이 더 많아지는 구조다. 주주 입장에서는 실질 수익률이 더 올라가는 효과가 생긴다. 우리금융은 내년부터, KB·신한·하나는 2027년부터 비과세 배당을 적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불안정한 환율은 은행주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달러·원 환율은 최근 1460원을 넘어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순매도 확대와 AI 관련 투자 과열 우려 등이 겹치며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진 영향이다.
통상 금융권에서는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은행의 CET1(보통주자본비율)이 0.01~0.03%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본다. 금융지주들은 CET1 비율 13% 안팎을 기준선으로 주주환원 규모를 정하고 있어, 환율 상승은 배당 여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최 연구원은 "3분기에도 환율이 상당폭 상승했지만 자본비율 민감도가 크지 않았고, 은행들이 CET 1 비율을 잘 지켜냈다는 점에서 우려는 제한적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 "배당소득분리과세·상법개정안 등의 정책 모멘텀까지 감안시 은행주 랠리가 단기 순환매로만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이다"며 "시장이 어려울수록 배당주 컨셉 등의 안정성이 높은 업종 등으로 관심이 확대될 공산도 크다"고 덧붙였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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