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민원인 카톡에 직접 답장…"금감원 변하는 과정 지켜봐 달라"(종합)

벨기에펀드 900억 '전액손실'…접수 민원은 120건 넘어
금감원 임원 12인, 매주 1회 현장 상담…"소비자와 소통"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전 '경영진 민원상담 Day'를 맞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금융민원센터 상담 부스에서 민원인과 상담을 하고 있다. 이날 민원 상담은 금감원 경영진이 금융소비자와의 직접 만남을 통해 공감대를 넓히고 금융소비자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금융권 이슈로 떠오른 '벨기에 펀드' 관련 민원인에게 "피해자분들이 100% 만족하시진 못하겠지만 금감원이 서서히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봐 달라"는 입장을 직접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 1층 금융민원센터를 방문해 민원인들과 직접 상담을 진행했다.

민원인 A 씨는 한국투자신탁이 판매한 벨기에 펀드 가입자로, 투자설명서에 중요사항이 누락됐다며 '판매사의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분쟁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금감원에 따르면 해당 펀드 피해액은 약 900억 원, 관련 민원은 120여 건에 달한다.

A 씨는 비공개 상담 직후 취재진과 만나 "벨기에 펀드 사태 이후 1년 넘게 금감원과 권익위를 오가며 문제를 제기했지만 진전이 없었다"며 "지인이 이 원장의 카카오톡 연락처를 받아 직접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으로부터 '탄원서와 관련 자료를 보내 달라'는 답장이 왔고, 실제 오늘 상담에서도 저희가 제기한 쟁점들을 대부분 알고 계셨다"고 전했다.

A 씨는 이 원장이 상담 자리에서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조정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사 조직이 하루아침에 바뀌긴 어렵고 내부 저항도 있다"며 "소비자들이 당장 100% 만족하긴 힘들겠지만 서서히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원장은 벨기에 펀드와 관련 "현장 검사 결과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내부통제 위반이 확인되면, 모든 분쟁 민원의 배상 기준을 재조정하도록 판매사를 지도할 계획"이라고 밝했다

또 "상품설계부터 판매 단계까지 전 과정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겠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날부터 내년 1월 14일까지 이 원장을 포함한 임원 12명이 매주 1회 금융민원센터에서 직접 상담을 진행하는 '민원상담 데이(DAY)'를 운영한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공감하는 소통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금융소비자보호 중심의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보호 문화를 조직 전반에 뿌리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