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꽉 채워 대출 신청"…한도 축소 걱정에 은행 몰려간 '막차 수요'
고위당정, 이번주 발표 예고하자 대출 상담 문의 줄이어
"서울 경기 시장 상황 엄중"…李 "부동산 폭탄 돌리기" 직격
- 전준우 기자,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김도엽 기자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정부가 이번 주 중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후속 대책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한도가 더 줄어들기 전에 은행 대출을 받기 위한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다. 대출 문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대책 발표 전에 대출 신청을 마치려는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추석 연휴 직후인 지난 10일부터 주요 시중은행에 대출 상담 문의가 크게 늘었다.
A은행 관계자는 "지난주 후반부터 대출 한도가 더 줄어들까 우려에 대출 상담이 다소 몰리고 있다"며 "규제 발표 이전에 대출 접수 후 심사가 진행되면 대출 실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서두르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도 "고위당정이 이번주 중 대책 발표를 예고하자 전날(13일)부터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대출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했다.
대출 막차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대출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6·27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제한된데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따라 은행의 대출 여력이 크게 줄었다. 실제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 중 일부 은행은 올해 금융당국에 보고한 '연간 대출 증가 목표'를 이미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경우도 있어 총량 목표를 초과했다고 아예 대출 실행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우대금리 축소 등을 통한 대출금리 (상향) 조정을 통해 대출 수요가 한 곳으로 쏠리지 않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자 부담이 큰 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는 아직 제한적인 상황이다. 은행 대출금리는 3%대인 반면 보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5%대,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저 6~7%대에 달한다.
한 2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규제 전 막차 탑승을 위한 수요가 아직 몰리는 상황은 아니다"며 "이자 부담이 크기 때문에 2금융권 대출까지 끌어와 서울에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후속 대책을 통해 은행 대출 문턱을 크게 높이면, 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편 고위당정협의회는 지난 12일 회동을 갖고 이번 주 중 주택시장 안정 방안 발표를 예고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백브리핑에서 "최근 서울 및 경기도 일부 지역 주택시장 동향을 논의했으며 시장 상황을 엄중하게 모니터링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며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부동산 시장의 '비정상 가격'이 형성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투기라고 하는 것을 통해서 재산을 늘려보겠다는 생각은 이제 과거 생각"이라며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언젠가는 반드시 터질 일"이라고 지적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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