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단위 과징금' 우려 벗은 4대 금융…'코스피 훈풍' 타고 다시 뛸까
대출 규제·금리 인하에도 '무탈한 3분기' 실적
비과세·분리과세 기대감에 '국민주' 전망도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600선을 돌파하며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과징금 리스크'를 덜어낸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홍콩 ELS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조 단위 과징금' 부과 가능성이 제기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으나, 최근 과징금 규모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 등 제약 요인에도 불구하고 4대 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인 5조원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내년부터 '배당세제' 개편에 따른 주주 환원 기대감이 더해지며 금융지주가 '국민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 ELS 관련 은행권 전체 과징금 규모는 2300억~6800억 원 규모로 전망된다. 당초 시장에서 최대 8조원대 과징금까지 거론됐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규모다.
이는 금융위가 지난달 22일 과징금 부과기준을 구체화한 영향이다. 기본 과징금은 위반 행위의 중대성에 따라 △매우 중대(65~100%) △중대(30~65%) △경미(1~30%)로 나누고, 사전 예방이나 사후 수습 노력이 인정되면 최대 75%까지 감경받을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하나증권은 위반 행위가 '중대성 약함'으로 분류될 경우 은행권 전체 과징금은 9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사후 수습 노력으로 75% 감경시 약 2300억원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은행들의 ELS 관련 과징금은 크게 경감될 전망이다"며 "판매액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 기준으로 500억 원 미만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증권가가 은행주를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과징금 리스크' 해소 때문만은 아니다. 6·27 부동산 대책, 기준금리 인하 등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컨센서스)인 5조 원 안팎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4조978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조9987억 원)와 유사한 수준으로, 3분기에도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박혜진 연구원은 "4대 시중은행의 마진이 예상보다 선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됐음에도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조정해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은행주가 내년부터 '국민배당주'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획재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배당성향 40% 이상인 고배당 상장법인의 배당소득은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배당성향을 한층 높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더 큰 변화는 이른바 감액배당(비과세 배당) 제도다. 개인 주주는 배당금에서 원천징수(15.4%) 없이 전액을 수령하게 돼, 실질 배당수익률이 약 18.2%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2026년부터 개인투자자 배당소득에 비과세 혜택을 적용할 계획이며, KB금융도 지난 7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감액배당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부터 우리금융은 배당 비과세, 나머지 금융지주는 분리과세가 적용될 전망"이라며 "개인투자자에게 은행주 배당이 '제2의 월급'이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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