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고금리 특판 어디갔을까…1%대로 떨어지는 예금금리

저축은행 예금금리 3년 4개월 만에 최저 금리
저원가성 파킹통장 영업 총력…은행과 격차도 줄어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2024.11.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예금자보호한도 상향(5000만 원→1억 원) 상향에도 저축은행·상호금융 내 '고금리 특판' 경쟁이 무색하며 대규모 자금 이동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통상 명절을 앞두고 '고금리 특판'을 진행하던 저축은행도 이번 추석 명절에는 잠잠한 모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83%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6월 1일(2.79%)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1일부터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으로, 2금융권이 공격적으로 예금 고객 확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도 오히려 금리를 내린 것이다.

한 달 새 금리가 0.1%포인트(p) 넘게 내리자, 은행권과의 격차도 크게 좁혀졌다. 주요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1년 만기 기준 최고금리(우대금리 포함)는 2.50~2.55% 수준이다. 은행과 비교해서 '금리 매력'이 떨어진 셈이다.

당초 9월 1일부터 상향된 예금자보호한도에 맞춰 상호금융·저축은행이 수신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속 은행-비은행 간 금리 격차가 크지 않아 옮겨갈 유인이 크지 않다는 판단과 이미 절대다수의 예금자가 법의 보호 아래 있다는 점 등이 머니무브를 크게 제한했다.

더욱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이어지고 있고, 가계대출 정책 강화 등 영업 환경이 크게 악화해 대규모 수신 확보 필요성도 낮다. 주요 수신 조달이 예·적금이 전무한 저축은행 입장에선 수신을 대거 확보해도, 이를 대출로 활용해 자금을 굴리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축은행업권 내 최고 금리는 3.21%에 불과하다. 가장 낮은 금리를 제공 중인 한 저축은행은 2%를 제시해 1%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명절을 앞두고 고금리 특판 이벤트도 자취를 감췄다.

오히려 저원가성 조달 방안인 '파킹통장' 영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0.1%대의 시중은행 파킹통장과 비교하면 경쟁력도 있다. OK저축은행의 'OK파킹플렉스통장'의 경우 우대금리 조건 없이 500만 원 이하에 대해 연 3.01%(세전) 금리를 적용한다.

한편 5대 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1000조 원에 육박한다. 9월 말 기준 정기 예·적금 잔액은 996조 561억 원이다. 전달 대비 2조 9495억 원 감소한 수치지만, 저원가성 예금인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한 달 사이 26조 154억 원이나 불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