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5일제 요구" 금융노조 3년 만에 총파업…은행원도 '외면'

파업 참여율 저조…은행 영업점 업무 차질 없어

김형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9.26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김근욱 정지윤 기자 = 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주 4.5일제 도입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섰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참여율에 은행 영업은 차질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 4.5일제 도입 명분에 대해 조합원들로부터 공감을 끌어내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노조는 26일 주 4.5일제 도입 및 임금 인상(3.9%)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단행했다. 지난 24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의 대대표교섭이 결렬됨에 따른 조치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가는 건 2022년 9월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금융노조는 "수개월간 35차례 넘게 교섭을 이어왔으나, 사용자 측은 끝내 책임을 회피했다"며 "산업 불확실성과 시기상조라는 말만 반복하며 노동자의 요구를 외면한 것"이라고 총파업 배경을 설명했다.

당초 총파업 예상 참여 규모는 10만 명으로 추산했으나, 실제 파업 참여 인원은 소규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뉴스1이 서울 주요 지역의 은행 지점들을 돌아본 결과, 오전 시간대이긴 하지만 별도의 대기줄이나 업무 차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은행 여의도중앙지점에는 '은행업무처리가 지연되거나 일부 업무가 제한될 수 있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었으나 인근 신한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지점 등은 별도 안내문이 없었다.

일부 창구에 '지금은 부재중입니다', '공석입니다' 등 안내문이 있었으나, 업무 처리는 문제가 없었다.

이는 주요 은행들의 참여율이 예상 대비 크게 부족한 영향이다.

주요 은행 중 하나인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에서 투표율이 50%를 넘기지 못한 점을 들어 총파업에 불참한 것이다.

신한은행지부는 직원들에게 "조합원의 안전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 이번 금융노조 총파업 투쟁에는 부득이 참여할 수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지부의 참여 인원도 10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노조 관련 직원이다.

우리은행지부의 경우 영업점 업무에 영향이 없을 정도로만 참여한다. 우리은행지부 관계자는 "영업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참여한다"고 전했다. 특히 서울지역에서만 참여해 지방에서의 영업점 업무에는 차질이 없다.

농협은행은 지난 25일 '총파업 관련 근태 및 복무 지도'라는 제목의 공문을 지점 등에 발송했다. 참여 직원의 근태를 '유급 휴가'가 아닌, 결근(파업)으로 보고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참여자는 무노동·무임금 원칙으로, 유급 휴가를 사용해 파업에 참여한 것이 확인되면 무급 처리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지부도 참여 인원이 수십 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율 저조 배경엔 '1억 이상 고액연봉자' 등 은행권 노동자들의 이미지에 더해 파업으로 인한 불편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문제가 제기된 영향으로 보인다. 은행 업무 특성상 근로 시간 단축에 따른 고객 불편을 감안하면,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큰 공감을 끌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전 11시 광화문에서 진행된 '금융노조 9.26 총파업 결단' 집회에도 예상 파업자 8만 명 대비 저조한 인원이 참석했다.

주요 5대 은행의 참여율이 저조하며 사실상 국책은행(IBK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위주의 파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의 경우 부서마다 1명 이상이 파업에 참여하며, 지난해 12월 특별성과급과 적체된 시간 외 근무수당 정상 지급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선 바 있는 기업은행의 참여율도 높다. 금융노조위원장이 속한 기업은행의 경우에만 1477명이 파업에 나서 노조원의 16%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