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봉 1억2000만원 은행원들 '주 4.5일제' 요구…26일 총파업 돌입

금융노조 "전체 조합원 약 10만명 중 8만명 동원 목표"
'국민 불편' 지적엔 "사측이 점포 수 줄여…전 정권 탓"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실질임금 인상과 주4.5일 근무제 도입 등을 촉구하며 9.26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9.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의 대대표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오는 26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금융노조는 2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은행회관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6일 총파업을 단행해 주 4.5일제 돌입을 위한 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노조는 이번 교섭에서 원만한 타결을 위해 기존에 요구했던 총임금 인상률 7.1%에서 3.9%까지 수정 제안했지만 사측은 여전히 2.4%라는 실질 임금 삭감만을 고수했다"며 "주 4.5일제 도입 역시 강력히 요구했으나 답을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2년 금융 노동자가 주5일제를 시작했을 때 대한민국은 달라졌다. 우리가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오는 26일 역사적 전환점을 열기 위해 총파업의 깃발을 높이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에는 '1억 이상 고액연봉자' 등 은행권 노동자들의 이미지에 더해 파업으로 인한 불편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문제도 제기됐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은행(특수·지방은행 포함)의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233만원에 달한다.

김 위원장은 "고객 불편은 사용자 측이 먼저 5년간 765개의 점포를 폐쇄하면서 불러일으켰다"며 "사측의 방만한 경영으로 점포를 폐쇄할 수 있게 길을 터주는 전 정권과 당국의 문제가 더 크다"고 반박했다.

지난 2022년 총파업에서 시중은행의 참여도가 저조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과거 총파업들은 보수정권의 공공기관, 국책 금융기관 문제로 파생돼 이뤄졌던게 대부분"이라며 "임금 인상과 주 4.5일제 도입을 위한 이번 총파업에선 시중은행 조합원도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실 거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총파업 예상 참여 규모에 대해 김 위원장은 "10만 명이 좀 안 되는 전체 조합원 중 8만 명이 파업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가는 건 2022년 9월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 3월부터 산별 중앙교섭 요구안을 제출하고 사용자협의회와 38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의 두차례에 걸친 조정 절차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금융노조는 지난 1일 전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94.98%의 찬성률로 오는 26일 총파업 돌입을 결의했다.

금융노조와 사측은 총파업 결의 이후에도 대대표 교섭 등을 통해 마지막까지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전날인 23일 진행된 두 번째 대대표 교섭에서 사측은 주 4.5일제 전면 도입 등 노조의 요구에 타협이 불가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고, 노조가 협상장을 나오면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