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9개월 만에 '0.25%p' 인하…'기업대출' 숨통 트이나

'생산적 금융' 대전환 기조…기업대출 금리 인하 뚜렷해질 듯
코픽스 11개월 연속 하락에도 주담대 금리는 올라…과열 시 추가 규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2025.05.1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인하하면서, 국내 은행권 대출금리의 하방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 기조하에 기업대출 금리 인하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췄다. 올해 남은 회의인 10월 30일과 12월 17일에도 각각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따라 한국은행도 10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 주요 은행에서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금리 움직임이 다소 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위해 금융회사의 위험가중치(RWA) 규제 개편을 예고한 데 이어 금리 인하까지 더해지며 기업대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은 정부가 규제보다는 오히려 장려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생산적 금융' 기조하에 기업대출 금리 인하 흐름이 뚜렷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미국 금리가 하락하면 외환이나 외화 여신을 쓰는 수출입 기업의 상황이 다소 나아질 수 있다"며 "국내 기업도 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구 부총리, 이억원 금융위원장,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 2025.9.1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코픽스 11개월 연속 하락에도 주담대 금리 올라…당국, 과열 시 추가 규제

다만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 금리 인하는 크게 체감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가 6·27 대책으로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막아 놓은 데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은행권에서도 대출 문턱을 크게 높여놨기 때문이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산정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금리가 11개월 연속 하락했음에도, 주담대 금리는 되레 오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49%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p) 하락, 지난해 10월부터 11개월 연속 하락세다. 반면 주담대 금리는 오히려 올랐다.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의 8월 주담대 평균 금리(분할상환형)는 4.06%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p) 올랐다.

코픽스가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주담대 평균 금리 3.95%와 비교하면, 0.11%p나 오른 셈이다.

코픽스 하락에도 주담대 금리가 오른 이유는 가감조정 금리의 축소로, 은행이 우대금리 등을 축소해 수요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금리의 경우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따른 수요 관리를 해야 하므로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긴 어렵다"며 "특정 은행이 금리를 낮출 경우 수요가 쏠릴 수 있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미국 금리 인하에 따른 부동산 시장 등 영향을 예의주시하며 추가 대책 시행을 저울질하고 있다. 정부가 그동안 가계대출이나 정책대출도 DSR(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되면 추가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DSR에 빠져 있는 자금이 많아 단계적으로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 스케줄에 맞춰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