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 꺾였다…신용대출 한주만에 8200억 급감

7월 4.5조 늘어난 주담대…이달엔1.5조 증가 그쳐
일시적 '공모주' 영향으로 늘었던 신용대출 잔액 '뚝'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2024.11.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공모주 청약 등 주식시장으로의 투자 수요 영향으로 신용대출이 급증했으나 일시적인 요인이 사라지자 증가 폭이 크게 둔화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0조 8583억 원으로, 지난달 말(758조 9734억 원) 대비 1조 8849억 원 늘었다.

8월 들어 보름치이지만 지난 6월(6조 7536억 원), 7월(4조 1386억 원)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꺾인 셈이다. 특히 8월 첫 주인 지난 7일 기준 760조 8845억 원과 비교해선, 한 주 사이 262억 원이 오히려 감소했다.

이달 들어 공모주 등 주식 투자 수요로 신용대출 잔액이 큰 폭으로 줄었다가, 일시적인 요인이 사라지며 신용대출 잔액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들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언급된 신용대출 증가세는 공모주 청약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최근 증거금 등이 환급되며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현재까지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14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 2186억 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2499억 원 늘었으나, 지난 7일(105조 380억 원) 대비로는 한 주 만에 무려 '8194억 원' 줄었다. 지난 5일부터 삼양컴텍, 지투지바이오, 에스엔시스 등 연이은 공모주 청약에 투자 수요가 몰렸으나 2주 차 들어 신용대출 잔액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공모주 청약이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몰렸다가 상환금이 반환된 영향이 있다"고 전했다.

그간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던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이달 들어 주춤하고 있다.

14일 기준 5대 은행 주담대 잔액은 605조 4864억 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1조 5162억 원 늘었으나 7월 한 달간 4조 5452억 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확연히 둔화했다. 6.27 부동산 대출 규제와 함께 3단계 스트레스 DSR 영향으로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한편, 신규 대출이 제한된 영향이다.

실제로 대출 문턱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신한·하나·NH농협은행이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전세대출 접수를 잠정 중단했고, IBK기업은행도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신한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한도가 이미 10월까지 모두 소진됐다.

금융당국은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1~2달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신청한 대출 접수 건의 '실행' 시점에 따라 시차를 두고 9월까지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선임된 금융당국 수장 역시 가계대출 관리를 최우선 순위로 꼽기도 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6.27 부동산 대출 규제 및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효과로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평가하면서도, 주담대 증가 추세가 이어지면 준비된 규제를 즉각 시행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적으로 안정화될 때까지 시장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면 규제 지역 LTV 추가 강화, 거시건전성 규제 정비 등 준비된 조치를 즉각적이고 선제적으로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