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인 듯 예금 아닌 '이 상품'…은행에 상반기 5조 몰렸다
원금 보장하면서 주가지수 상승률 따라 수익률 ↑
연 최대 11% 금리 상품도…KB·신한·하나·농협 격돌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국내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은행 '지수연동예금(ELD)'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초 투자 원금이 반토막 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이후 고위험 상품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가운데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연동된 주가지수 상승률에 따라 높은 금리를 노릴 수 있는 재테크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의 ELD 판매액은 6월 말 기준 4조 6572억 원으로 집계됐다. 7월 23일 기준으로는 5조 2963억 원으로, 약 한 달 새 6000억 원 자금이 더 몰렸다.
연간 ELD 판매액 추이를 보면, 2023년 2조 2303억 원에서 2024년 7조 3733억 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는데 올해 연간 판매액은 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ELD의 가장 큰 장점은 정기예금보다 최고 금리가 높으면서도 원금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코스피 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지수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만기 6개월 또는 1년짜리 상품인데, 고객이 맡긴 예금은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이자는 위험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노리는 구조다. 예금자 보호 대상으로 현재는 5000만 원까지, 9월 1일부터는 원리금을 최대 1억 원까지 보장한다.
시중은행 중 ELD 실적이 가장 두드러지는 건 신한은행이다. '세이프지수연동예금 KOSPI 200' 25-17호 △보장강화 안정형 △보장강화 스텝업 △디지털 상승형 등을 판매 중으로, 최대 금리가 가장 높은 '보장강화 스텝업'의 인기가 가장 높다. 연 2.38%의 금리를 보장하면서 코스피200 지수가 10% 넘게 오르면 연 최대 2.65%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ELD 모집 기간이 끝나면 상품을 다시 내놓는 구조인데, 올해에만 벌써 17번째 상품을 출시했다.
KB국민은행은 이달 'KB Star 지수연동예금 25-3호'를 출시하면서 최고 금리를 연 11.5%까지 파격적으로 제시했다. △상승 추구형(최저 이율 보장형) △상승 낙아웃형(최저 이율 보장형) △상승 낙아웃형(고수익 목표형) 총 3가지 수익구조 중 '상승 낙아웃형'(고수익 목표형)은 최저 연 1.50%부터 최고 연 11.5%의 만기 이율을 제공한다.
코스피200 지수 상승률이 0~10%에서 높아질수록 ELD 금리도 높아지는데, 11.5%의 최고 금리를 받기 위해선 코스피 200지수가 정확히 10% 올라야 한다.
하나은행은 지난 25일부터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25-15호' 판매를 재개했다. 코스피200 지수 상승률에 따라 금리가 최저 연 2.35%~최고 연 3.25%에서 결정된다.
NH농협은행도 최근 '지수연동예금 25-5호'를 출시했다. 이중 '코스피200 수익Ⅲ형'은 만기 지수가 최초 지수 대비 0% 이상~25% 이하 상승한 경우 연 최대 5%의 수익을 제공한다.
은행 관계자는 "금리인하 시기에 지수연동예금은 원금 보장 및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적합한 대안 상품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ELD 원금 보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만기를 채워야 한다. 정기 예금과 달리 만기 전에 해지할 경우 중도해지 수수료가 부과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지수 상승이 특정 수준을 넘어서면 오히려 이자가 줄거나 0%가 될 수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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