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현답 이어 신통방통'…연일 소상공인 지원나선 권대영 부위원장(종합)

창업부터 폐업 후 재기 지원까지 '원스톱 금융비서' 구축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시스템 구축…STO로 자금조달 지원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4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에서 열린 'AI·데이터 활용 소상공인 신용평가 개선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24/뉴스1

(서울=뉴스1) 김도엽 전준우 기자 =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소문현답(소상공인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에 이어 '신통방통(소상공인의 신용이 통하면, 우리 경제 방방곡곡에 활력이 통한다)'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소상공인 부채 문제 해결'이라는 숙제를 받은 권 부위원장은 개인사업자 전용 원스톱 금융비서 '마이 비즈니스 데이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소상공인 전용 신용평가시스템 구축에도 나서는 등 연일 친(親) 소상공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부위원장 첫 행보도 소상공인…개인사업자 전용 'AI비서' 도입

금융위는 24일 권 부위원장 주재로 경기 분당 카카오뱅크 본사에서 'AI·데이터 활용 소상공인 신용평가 개선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권 부위원장의 부위원장 임명 후 첫 외부 행보다. 권 부위원장은 지난 4일 충청권 타운홀 미팅에서 대통령 지시에 따라 '소상공인 문제 해결'을 위해 두차례 소상공인과의 간담회(8일, 17일)를 진행했으며, 부위원장 취임 후 첫 행보로도 소상공인을 찾은 셈이다.

권 부위원장은 지난 17일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소문현답'으 강조한 데 이어 이날 간담회에선 '신통방통'과 '정통방통(소상공인의 정보가 통하면, 우리 경제 방방곡곡에 활력이 통한다)'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개인의 신용이나 담보·보증·재정 등을 토대로 이뤄지는 전통적 자금공급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고 AI·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총동원해 완전히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마이 비즈니스 데이터'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이 비즈니스 데이터는 개인사업자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금융정보, 상거래정보, 공공정보 등을 통합조회·관리하고 이를 신용평가에 반영하는 등 금융생활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사업자 전용 마이데이터 서비스다.

단순한 신용정보관리 차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소상공인의 창업-영업-폐업 후 재기 지원까지 전 단계에 걸쳐 원스톱 금융비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창업 단계에서는 상권분석, 창업 컨설팅 등을 통해 성공적 창업을 지원하고, 영업 단계에서 정책자금 추천, 매출 분석, 금리 등 상품 비교 추천 등을 수행하며 상황이 어려워질 경우에는 원활한 폐업과 재기 지원도 도울 수 있다.

금융위는 하반기 중 마이 비즈니스 데이터 도입방안을 확정하고 내년 신용정보법 등 관련 법령 개정 등을 거쳐 신속하게 도입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는 "소상공인 마이데이터를 통해 바쁜 청년 사업자가 무료 사업비서를 하나씩 제공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이를 통해 최고의 데이터 활용 인프라로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4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에서 열린 'AI·데이터 활용 소상공인 신용평가 개선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24/뉴스1
소상공인·개인사업자 특화 신용평가시스템 구축…업력·평판도 반영

성장성 있고 지속 가능한 소상공인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신용평가'가 선행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소상공인·자영업자 특화 '신용평가시스템(SCB)'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우선 신용정보원이 주축으로, 산재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다양한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통합정보센터(SDB)를 구축한다. 이후 여러 비금융·비정형정보를 관리·분석해 금융권에 공유하고 사업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신용평가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권 부위원장은 비정형정보의 예로 가게의 업력이나 평판, 포털 사이트의 리뷰, 별점 등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권 부위원장은 "정부와 금융권은 그간 전통적인 재정 아니면 고정 담보 등을 가지고 금융업을 영위해왔지만, 한계가 있다"며 "디지털 시대엔 새로운 정보가 많다. AI와 데이터 등 개방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가 8개 기관의 금융 및 비금융정보 결합 모형을 적용해 기존 평가모형으로는 대출이 거절되는 고객 중 일부가 대출을 승인받거나 여신한도를 늘려 우량차주로 전환되는 등 변별력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현호 토스뱅크 부사장은 "개인사업자는 개인과 사업자로서의 특성이 섞여 있어 고도화된 신용평가가 어려웠고, 이 때문에 금융회사들이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소상공인 특화 표준신용평가모형이 도입된다면, 개인 사업자 신용평가 고도화, 나아가 이를 통한 소상공인 공급망 금융 활성화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STO로 소상공인 자금조달 다양화…"데이터 활용, 현장 문제 해결 단계로 나아가야"

소상공인의 사업자금 조달 방안으로 토큰증권(STO) 관련 논의도 이루어졌다. 토큰증권을 활용하면 소상공인이 본인의 사업을 일반투자자들에게 알리고 그 사업수익을 배분하는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손쉬워질 수 있다.

토큰증권 플랫폼을 준비 중인 하나증권은 "토큰증권을 통해 사업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과 소상공인 사업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을 잘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상공인 통합DB의 다양한 정보들이 투자자들의 투자판단을 지원하는 기초정보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위원장은 "2020년 데이터 3법 개정 후 지금까지는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지금부터는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데이터의 활용을 통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사업자 마이데이터,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시스템, 토큰증권 등이 그 새로운 단계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금융분야 AI·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의 활용이 소상공인에게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인 기회가 되고, 우리 경제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신속하고 꼼꼼하게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는 이날 이후에도 소상공인의 금융애로 해소를 위한 주제별 릴레이 간담회, 소상공인연합회·금융권과 함께 찾아가는 지역간담회(다음달 중)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