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0억 부당 대출' 기업은행 쇄신…임직원 가족·퇴직 직원 DB 구축

외부전문가 포함 '감사자문단' 발족, 여신문화개선팀도 신설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2025.3.2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IBK기업은행은 880억 여원의 대규모 부당대출 사태 이후 전사적 쇄신 계획을 수립, 충실히 이행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이달부터 부점장급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가족 정보를 DB에 등록하기 시작했다.

DB 등록은 전적으로 자율적으로 진행되며, 별도의 등록 기간을 정하지 않고 수시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해 직원들의 지속적인 참여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등록된 정보는 전결권 강화 등 내부통제 절차에 활용된다.

앞으로 임직원 가족 관련 여신은 시스템을 통해 영업점장 전결권이 자동으로 제한되며 심사센터 전결 여신은 본부 여신심사부에서 심의·의결한다.

이해 상충 예방 체크리스트를 신설해 팀장급 이상에 대해 여신 의사결정 시마다 임직원 가족 및 퇴직직원 관련 여신 여부, 이해 상충 해당 여부 등을 점검토록 제도화했다.

감리 부서의 테마감리를 이해 관계인 관련 여신까지 확대해 사후 점검도 강화했다.

준법 제보 활성화를 위해 외부 독립 제보 채널을 도입하고, 제보자에 대한 인사 및 평가상의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 절차와 비위행위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내부 규정에 반영했다.

이 밖에도 7월 중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감사자문단을 발족해 감사 체계를 재정비하고, 여신 의사결정 선진화 및 내부통제 강화 조직(가칭 '여신문화개선팀')도 신설해 업무 프로세스와 내부통제 체계를 지속 점검하고 개선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올해 3월 외부 전문가 위주의 IBK 쇄신위원회를 구성해 현재까지 총 네 차례 회의를 거쳐 각 과제의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실행 방안을 논의해 왔다.

기업은행은 이번에 개선한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직원들의 공감대 형성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현장 중심의 소통 활동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쇄신위원장을 맡은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쇄신안은 IBK 내부통제 체계 전반에 대한 변화와 쇄신을 통해 부당대출 등 이해 상충 행위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완성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에도 꾸준한 점검과 함께 실효성 있는 정착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쇄신 노력을 통해 '금융사고 제로화'를 실현해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