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300% 더 달라"…은행권 연초 줄줄이 파업
기업銀 이어 국민銀도 파업 예고…22일 기자회견
금리인하·가계대출 규제 첩첩산중…은행들 난감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IBK기업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에서도 총파업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성과급 300%+1000만 원' 등을 요구하는 국민은행 노조가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약 96%가 찬성표를 던지면서다.
국민은행 노조는 오는 22일 총파업 실시 여부 등 입장을 담아 기자회견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국내 정치 불안 등으로 금융사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무리한 파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노조가 지난 14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노조원 9702명(투표율 88.22%) 중 95.59%인 9274명은 찬성표를 던졌다.
노조는 사측과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 △성과급 300%(통상임금 기준)+1000만 원 △임금인상률 2.8% △신규 채용 확대 △경조금 인상 △의료비 지원제도 개선 △임금피크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달 26일 임단협 결렬을 선언하고 고용노동부 산하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 쟁의 조정을 신청했지만, 조정으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국민은행 노조는 회사와의 협상을 이어가는 한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오는 22일 오전 10시 요구사항을 담아 기자회견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은행권 총파업은 국민은행이 처음은 아니다. IBK기업은행 노조도 지난달 27일 임금 차별·수당 체불 등을 이유로 총파업을 실시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회사가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같은 노동을 하는 시중은행보다 30% 적은 임금을 주고, 정부의 총액 인건비 제한으로 1인당 600만 원 정도의 시간 외 근무 수당이 지급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가 총파업을 실행에 옮기면서 지난달 27일 영업점에선 고객을 받지 않거나 입·출금 등 최소 업무만 진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향후 국민은행에서도 총파업이 실시될 경우 소비자들의 불편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새해부터 이어지는 은행권 총파업을 두고 무리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올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인한 은행권 전체가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오는 20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치 불안으로 인한 리스크 등을 고려하면 올해는 국내 은행들이 '사면초가'의 경영 환경에 직면했다는 우려도 있다.
은행이 타 업종에 높은 연봉을 제공해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점을 고려하면, 총파업이 시민들의 공감을 받을지도 미지수다. KB국민은행의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821억 원으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에서 가장 높았다.
또 HR테크기업 인크푸트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신입 연봉은 5466만 원으로 공공기관 중 가장 높았다. 경영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급여와 성과급을 포함해 8524만 원 수준이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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