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외부출신·첫 여성 CEO…'고강도 쇄신' 우리금융, 자회사 대표 전원 교체

(종합)우리카드 대표에 '외부 출신' 진성원 전 현대카드 본부장
잇따른 금융사고에…조직 쇄신·세대 교체 의지 반영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연이은 금융사고로 홍역을 치른 우리금융그룹이 우리은행장 교체에 이어 임기가 만료된 자회사 대표이사 6명 전원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기존 관행을 깨고 첫 외부 전문가 출신의 후보를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세우는 한편, 지주사 전환 이후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도 등장하게 됐다.

우리금융그룹은 20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등 6개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자추위는 △우리카드에 진성원 전 현대카드 Operation본부장 △우리금융캐피탈에 기동호 전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겸 CIB그룹장 △우리자산신탁에 김범석 전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겸 개인그룹장 △우리금융에프앤아이에 김건호 전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장 △우리신용정보에 정현옥 전 우리은행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 △우리펀드서비스에 유도현 전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장을 각각 대표이사 최종후보로 추천했다.

이로써 우리금융그룹은 주력 자회사인 우리은행장을 교체한 데 이어 임기가 만료된 자회사 CEO 6명 전원을 교체하는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로 위기에 처한 우리금융을 조직 쇄신과 세대교체로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임종룡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룹 내·외부에서 면밀한 검증을 통해 전문성과 혁신성, 영업력을 갖춘 CEO 후보들을 추천했다"며 "CEO들이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더욱 강력한 내부통제 기반을 구축하고 괄목할 만한 영업성과 창출을 통해 신뢰받는 우리금융을 복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카드에는 기존 관행을 깨고 처음으로 외부 전문가 출신의 진성원 후보가 추천됐다. 진 후보는 1989년 삼성카드를 시작으로 30여년 간 카드업계에 종사하며 마케팅·CRM·리테일·Operation 등 주요 영역에서 역량이 검증된 업계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14년 우리카드 출범 후 최근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 새 성장력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전격 발탁했다는 것이 자추위의 설명이다. 특히 삼성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기업문화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독자 결제망 구축으로 홀로서기 중인 우리카드의 업계 내 위상을 강화할 적임자라는 판단이다.

2019년 지주사 출범 이후 첫 여성 CEO 선임도 앞두게 됐다. 우리신용정보 대표에 추천된 정현옥 후보는 1970년생으로 1992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강남영업본부장, 투자상품전략그룹 본부장, 금융소비자보호그룹 부행장을 역임하며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업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정 후보가 강한 추진력을 발휘해 채권 회수율 개선과 비추심부문 성장동력 강화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로 추천된 기동호 후보는 1993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여의도기업영업본부장, IB그룹 부행장,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IB 및 기업금융 분야 전문성과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금융캐피탈의 기업금융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자추위는 판단했다.

우리자산신탁 대표로 추천된 김범석 후보는 1990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대기업심사부장, 부동산금융그룹 부행장, 국내영업부문장을 역임한 여신심사와 부동산금융 분야 전문가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로 추천된 김건호 후보는 1988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글로벌투자지원센터장, 우리금융지주 미래사업추진부문장,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 부행장 등을 거치며 자금시장·해외영업·시너지영업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해 왔다.

우리펀드서비스 대표로 추천된 유도현 후보는 1994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비서실장, 런던지점장,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거치며 전략·재무·인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영관리 능력을 검증받았다.

후보들은 이달 말 예정된 각 자회사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 후, 내년 1월부터 공식적으로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