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호실적 은행장은 연임…금융사고 증권사 대표는 교체(종합)

9명 대표이사 바꾸며 인적쇄신…성과에는 확실한 연임 보상
진옥동 회장 "바람이 바뀌면 돛을 조정해야" 조직개편 주문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 모습. 2018.9.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신한금융그룹이 차기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다. 쇄신이 필요한 조직에 대해서는 과감한 수장 교체가 이뤄졌지만 성과를 낸 대표들에게는 안정적 경영을 위한 추기 임기가 부여됐다.

신한금융그룹은 5일 오전 서울 중구 본사 건물에서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이번 대표이사 인사에 대해 △고강도 인적쇄신을 통한 조직 체질 개선 △경영능력 입증된 대표이사 연임으로 일관성 있는 미래전략 추진 가속화 △세대교체를 통한 차세대 리더 적극 발탁이라는 세가지 방향성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바람이 바뀌면 돛을 조정해야 한다"는 격언을 인용하면서 미래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인적쇄신 및 세대교체를 통한 조직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금융사고' 신한증권 대표 사임…9개 자회사 대표 교체

조직 쇄신이라는 인사 방향성에 따라 임기만료 등으로 대상이 교체 대상이 됐던 13개 자회사 중 9곳의 대표가 교체됐다.

특히 최근 파생상품 사고와 관련해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가 사의를 표하면서 이선훈 부사장에 새 대표로 추천됐다.

이 부사장은 1999년 신한투자증권에 입사해 리테일 분야와 전략기획을 담당했으며 이후 외부 증권사 대표이사를 거쳐 다시 회사로 복귀했다. 파생상품 사고 이후에는 후속 조치를 위한 '위기관리·정상화 TF'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신한금융 이 부사장에 대해 "내부 이해도와 외부 관점의 객관성을 함께 겸비한 인물"이라며 "조직을 쇄신하는데 가장 적임자로 판단돼 신규 선임됐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박창훈 신한카드 본부장이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이례적으로 대표이사로 곧바로 추천됐다. 박 본부장은 신한카드 페이먼트(Payment) 그룹과 신성상본부, 영업추진팀 등 디지털 및 영업 관련 핵심부서를 거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신한카드를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시키는 데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신한금융은 현재 신한카드가 카드업계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2위권 사업자와 격차가 축소되고 있고, 차별적인 성장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대표이사 교체를 통해 과감한 조직 내부 체질 개선을 이끌고 미래 성장동력 발굴"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신한캐피탈, 제주은행, 신한저축은행, 신한DS, 신한펀드파트너스, 신한리츠운용, 신한벤처투자의 대표가 교체된다.

먼저 전필환 신한은행 영업추진1그룹 부행장이 신한캐피탈 대표로,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사장이 제주은행장 후보로 발탁됐다.

이어 신한저축은행은 채웅수 신한은행 본부장(Future AMP 과정)이, 신한DS는 민복기 신한은행 Tech 기획부 본부장이, 신한펀드파트너스는 김정남 신한은행 본부장(Future AMP 과정)이 각각 대표 후보자로 선정됐다.

또 신한리츠운용 대표에는 임현우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본부장이, 신한벤처투자 대표에는 박선배 우리벤처파트너스 전무가 추천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본부장급 인사들이 대거 신임 대표이사에 오르며 세대교체를 이루었다. 신규로 추천된 대표들의 임기는 2년이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실적 낸 대표들은 임기 연장…정상혁 은행장은 2년 보장

신한금융은 과감한 인적 개선을 추진하면서도 확실한 성과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대표들에 대해서는 연임을 보장했다.

대표적으로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차기 행장 후보로 추천되며 연임을 하게 됐다. 자경위는 은행권에서 행장들에게 통상 1년의 연임 임기만 보장하는 것과 달리 임기 2년을 추가하는 것을 추천했다.

정 행장이 연임에 더해 2년의 임기를 추가로 보장받은 것은 그간 성공적으로 실적 확대를 견인해 왔다는 평가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실적을 냈으며 올해 KB국민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1위 은행)' 왕좌를 되찾아 올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 정 행장에 대해 "견조한 자산성장과 비이자 이익 증대 및 글로벌 성장 등 우수한 경영성과를 시현했으며, 안정적인 건전성 관리와 미래 성장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통해 다양한 혁신을 주도하며 조직을 쇄신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자경위로 연임 추천을 받은 계열사 대표이사는 정 행장을 포함해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대표, 강병관 신한 EZ손해보험 대표 4명이다. 연임 임기는 정 행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1년이다.

신한금융은 이영종 대표에 대해 "우수한 경영성과를 이어오고 있다"라며 "연임 추천으로 탑티어(Top-Tier) 생보사로 도약을 위한 성장전략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승수 대표와 강병관 대표에 대해서는 내외부 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조직을 수습하고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재선임을 추천했다고 전했다.

한편, 신한금융 자경위는 지난 9월부터 자회사 대표이사(CEO)들에 대한 승계 절차를 진행해 왔다. 약 3개월간 심사를 통해 후보자들을 압축해 이날 최종 후보자를 발표했다. 이날 자경위에서 추천을 받은 후보자들은 각 계열사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최종 결의 후 주주총회를 통해서 취임을 하게 된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