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론' 대위변제율 10% 넘었다…'밑빠진 독에 물 붓기' 막으려면
지난해 정책서민금융 9.8조원 공급…부실규모도 증가
"성실상환으로 민간시장 편입 유도해야…사후관리 강화"
- 한유주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지난해 저신용·저소득 차주를 위한 정책서민금융 공급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와 고금리로 시름하는 취약차주를 위해 공급 규모가 늘고 있는데, 상환이 어려운 차주 대신 공공기관이 대출을 갚아주는 '대위변제율' 역시 크게 증가했다. 실수요자에게 정책금융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대출관리와 신용개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정책서민금융 공급규모는 9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중 햇살론을 공급하는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7조3000억원을 공급했다. 시중금리가 오르고 금융사 대출심사가 강화되면서 자금융통에 어려움을 겪는 저신용자를 위해 공급량이 크게 늘었다.
서금원은 올해도 정책대출 공급을 확대한다. 연말까지 근로자햇살론(1500만→2000만원), 햇살론15(1400만→2000만원), 햇살론뱅크(2000만→2500만원)의 이용 한도를 확대해 지원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문제는 정책대출 공급량에 비례해 부실규모 역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금융감독원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금원이 공급 중인 '햇살론15'의 최근 3년간 대위변제율은 11.2%였다. 햇살론15는 법정최고금리 20%를 넘는 고금리 대출이용이 불가피한 최저신용자를 위한 대출상품이다. 요건만 맞으면 2000만원까지 연 15.9%의 상대적 저금리로 대출을 제공하는데, 이를 갚을 능력이 안돼 서금원이 재원을 투입해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 금액이 10%를 넘겼다는 의미다.
대위변제금액은 코로나19 이후 3년간 계속 증가했다. 2020년 761억원이었던 규모가 2021년 3454억원, 2022년 6022억원으로 늘었다. 경기악화와 금리상승으로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하락한 결과로 분석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어려운 시기 정책서민금융 공급확대가 불가피하지만, 지속가능성을 위해 질적개선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정책서민금융 이용자들이 기존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 성실상환을 유도하고, 그 결과 신용도가 개선돼 민간시장으로 편입되는 선순환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윤해 KDI 연구위원은 지난 2020년 보고서에서 "만약 이용자가 정책서민금융 이용 이후에도 고금리 대출에 대한 의존도를 다시 높이는 등 채무구조 개선에 실패한다면 이러한 정책적 지원은 이른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준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성실상환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 오히려 차주의 부채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차주가 1·2금융권으로 흡수될 수 있도록 정책서민금융 제공 시 자금의 용도를 파악하고 신용부채 관리 교육, 인센티브 제공으로 성실상환을 유도해 차주의 신용회복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wh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