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낮춘 특례보금자리론…5억 대출시 월상환액 241만→225만원

당국, 특례보금자리론 고금리 논란에 출시 앞두고 0.5%p 금리인하
"여전히 금리 수준 높고 집값 불확실성 커 흥행 여부는 미지수"

서울 지역 아파트 단지 모습.ⓒ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정부가 30일 출시를 앞둔 '특례보금자리론'의 고금리 논란을 의식해 당초 발표보다 0.5%포인트(p) 금리를 낮추면서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금리 인하로 특례보금자리론 최대한도인 5억원(40년만기 적용) 대출시 월상환액은 241만원에서 225만원으로 16만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업계에선 당장 높은 변동금리를 이용 중인 차주의 빚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겠으나, 위축된 대출·주택시장 분위기 자체를 바꾸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리인상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덜고, 주택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한 고정금리 정책모기지 '특례보금자리론'이 오는 30일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된다.

금융당국과 특례보금자리론을 집행하는 주택금융공사는 출시를 나흘 앞둔 지난 26일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예정보다 0.5%p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시중금리 인하로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 낮아져 특례보금자리론의 고금리 논란이 커지자 금리인하에 나선 것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정책모기지 상품이다. 신규 주택구매자는 물론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는 차주, 담보물건에 대한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 주담대(보전용)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고강도 대출규제인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를 적용받지 않아 대출한도를 늘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 11일 첫 발표 당시 대출금리가 예상보다 높게 책정된 데다, 우대금리 조건도 까다로워 출시 전부터 무용론 등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금융당국이 당초 발표한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는 우대형(주택가격 6억원 이하·부부합산소득 1억원 미만)은 연 4.65~4.95%, 일반형(주택가격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부부합산소득 1억원 이상)은 4.75~5.05%였다. 최근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하단이 4% 초중반까지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가 오히려 더 높았다.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News1 송원영 기자

출시 직전 0.5%p 금리가 인하되면서 특례보금자리론 우대형 금리는 연 4.15∼4.45%, 일반형은 연 4.25∼4.55%로 낮아지게 됐다.

특례보금자리론 최대한도인 5억원을 일반형 40년 만기로 빌릴 경우, 금리인하 전엔 연 5% 금리가 적용돼 매월 약 241만원(연간 원리금상환액 2892만원)을 은행에 갚아야 했다. 원금을 뺀 초기 월이자만 208만원에 달한다. 금리가 인하되면 연 4.5% 이자가 적용돼 원리금 부담은 월 225만원(연간 2700만원)으로 약 16만원 줄어들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이 현재 높은 변동금리를 이용 중인 차주의 빚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겠으나, 여전히 저금리 기조 때에 비해 금리 수준이 높고 집값 불확실성도 커 대출, 주택시장 분위기 자체를 바꾸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혼합)형 금리는 지난 27일 기준 연 4.147~5.55%(19일 기준)로 하단이 4%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금리를 낮춘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과 비교해도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주담대 변동금리도 일부 은행은 하단이 4% 중반까지 낮아졌다. 금리 상승세가 정점을 찍었다면 향후 변동금리도 특례보금자리론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금융당국은 특례보금자리론의 우대금리를 최대 0.9%p로 설정했으나, 조건이 까다로워 혜택을 보는 차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신청시 0.1%p 금리를 인하하는 것 외에 나머지 우대금리는 일단 집값이 6억원 이하여야 자격이 된다. 이 중 저소득청년(만 39세 이하, 부부합산소득 6000만원 이하) 0.1%p, 사회적배려층(한부모·장애인·다문화·다자녀가구) 0.4%p, 결혼 7년 이내 신혼가구 0.2%p, 미분양주택 0.2%p씩 우대금리를 주는데, 이 조건을 모두 채우긴 어렵다.

특례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는 집값 상한이 9억원인 것도 서울지역 수요자에겐 아쉬운 부분이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115만가구 중 9억원 이하는 39만가구(34%)에 불과하다. 또한 KB시세와 매매가격이 모두 9억원 이하여야 하기 때문에, 최근 호가와 실거래가가 급락했더라도 KB시세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면 대출이 거절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jhk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