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1년' 안된 금융수장 거취 주목…'유임 가능성' 시각도

이번주 인수위 출범 예고…고승범·정은보 거취 주목
금융시장 변수·악재 지속…"금융수장 인사 신중해야"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2022.3.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윤석열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의 출범이 예고되면서 금융당국 수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선 후 금융당국 라인이 교체되는 전례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 두 수장의 임기가 1년이 안 된 데다 금융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 악화로 '재신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적지 않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8월31일과 8월6일에 각각 취임해 아직 임기의 절반을 채우지 않았다.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의 법적 임기는 3년이다. 역대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의 평균 재임 기간은 2년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가동과 함께 '윤석열 정부'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고 위원장·정 원장의 거취가 금융권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9일 대선 직후 교체설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그러나 관료 출신인 두 사람의 정치색이 옅어 최근 유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 위원장은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상임위원을 역임하며 가계부채와 자본시장, 기업구조조정 관련 정책을 총괄했다. 금융 정책통인 그는 △1998년 외환위기 △2003년 신용카드 사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 해당 업무를 수행하며 위기 극복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정은보 금감원장도 행시 28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재정경제부(옛 기재부) 금융정책과장,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관, 기재부 차관보, 금융위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소비 활성화 정책을 이끌었다. 금감원 내에서 "기재부 출신 에이스 관료로 업무 파악과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플랫폼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테크기업과 금융사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넓고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2022.1.2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가계부채 급증, 러시아의 우크라이아 침공, 미국의 기준금리 등 대내외 변수·악재로 자본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고 위원장과 정 원장 교체 카드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 카드를 실행하기보다 두 수장의 거취를 순차적으로 결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김용덕 전 금융감독원위원장 겸 금감원장은 6개월여 만에 퇴임한 바 있다.

'대출규제 완화' 등 윤 당선인의 정책 기조를 고려한 인물이 금융당국 수장으로 배치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현 정부는 1800조원까지 급등한 가계 빚을 해결하기 위해 가계 대출 규제를 강화해왔다.

새정부 밑그림을 구상하는 인수위 7개 분과 가운데 4개 분과위원 임명이 마무리된 상태다.

금융과 거시경제 등을 담당하는 경제1분과 간사는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맡게 됐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와 신성환 홍익대 교수는 인수위원으로 참여해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를 비롯해 새 정부 경제정책의 구조를 설계한다.

차기 금융 수장후보로는 윤석열 대선 캠프 출신인 김소영 교수와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전 금융위 상임위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과 연결되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금융시장 정책 및 검사를 총괄하는 금융당국 수장 인사는 신중하게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mr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