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정기예금 5조원 급증…금리 올리자 '머니무브' 가속화
기준금리 인상후 한 달도 안 돼 정기예금 5조1317억원 불어나
주식·코인 주춤하자 예금금리 인상한 은행으로 다시 돈 몰려
- 국종환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제로(0)대 기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은행 예금 금리도 줄줄이 오르면서 시중자금이 다시 은행으로 몰려들고 있다. 주요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기준금리 인상 후에 한 달도 안돼 5조원 넘게 급증했다. 증가세는 전월보다 2배 이상 가팔라졌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주식·암호화폐 시장도 조정국면을 겪으면서 안전자산인 은행으로 돈이 회귀하는 '머니무브'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이달 16일 기준 658조267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0%로 올리기 직전인 지난달 24일(653조1353억원)과 비교해 불과 한 달도 안 돼 5조1317억원 늘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11월 한 달간 2조685억원 늘어난 데 이어, 이달 증가 폭을 2배 이상 키우면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증시가 활황이던 지난해 5대 은행 예·적금 잔액이 10조원 이상 감소했고,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뜨거웠던 올 상반기 6조원 이상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은행으로의 자금 이동이 시작됐다는 것이 금융권의 설명이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도 시들해지면서 갈 곳 잃은 돈이 다시 은행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수개월째 3000선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보합권에 머물러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16일 기준 63조5959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4.8% 감소했다. 유가증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연초 최대 44조원에 달했으나 지금은 1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코인 시장도 대장주 비트코인 등을 필두로 지난달부터 조정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은행들은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인상(연 0.75%→1.00%)한 뒤 줄지어 예금금리를 0.25~0.4%가량 올리면서 수신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정기예금 등의 금리를 최대 0.40%포인트(p) 올렸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도 금리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이후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올리면서도 예·적금 금리 인상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이 확산되자 금리 인상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우리은행이 지난 12일 내놓은 특판정기예금 '우리고객님 고맙습니다'의 경우 5일 만에 1조원이 몰렸다. 이 상품은 1년 만기 연 1.53%, 2년 만기 연 1.63%에 최대 연 0.4%p의 우대금리까지 제공해 관심을 끌었다.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수신금리 인상에 나서자 인터넷은행들도 가세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13일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6%p 올렸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정기 예·적금 금리를 0.4%p 인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때마침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금리도 오르고 있고, 내년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된 만큼 은행으로의 머니무브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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