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수장된 동기생 고승범·정은보…"금융위·금감원 갈등해소 기대"
금융위 기재부서 잔뼈 굵은 관료 출신…행시 28회 동기
금융위·금감원, 주요 현안 한목소리 낼 가능성 커져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행정고시 28회 동기인 경제 관료 출신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과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 대표가 금융당국 수장에 동시에 올랐다.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마지막으로 금융당국을 이끌게 되면서 금융위와 금감원이 주요 현안에서 한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위와 금융감의 갈등 관계도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금융위원장에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지명했다. 또한 같은 날 금융위는 신임 금감원장에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를 내정했다. 당초 공석이었던 금감원장 인사만 예상됐지만 금융위원장까지 교체됐다. 은성수 위원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가계부채 급증 문제를 비롯해 암호화폐 관련 정책 현안 등 중요한 당면과제를 맞닥뜨리게 됐다. 양 기관의 소통과 협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셈이다.
고 내정자와 정 내정자는 행시 28회 동기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금감원장에 줄곧 민간출신 인사를 앉혔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관료 출신 인사를 임명했다.
1961년생인 정 내정자가 고 내정자보다 한 살 위다. 대학 생활도 비슷한 시기에 했다. 고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 81학번, 정 내정자는 서울대 경영학과 80학번이다.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비슷한 시기에 행시 23기 동기였던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전 금감원장이 금융당국의 수장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과거 기재부와 금융위에서 오랜기간 손발을 맞췄던 경험이 있다. 1987년 재무부 국제금융국에서 함께 일을 했고 2010년 고 내정자는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정 내정자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을 지냈다. 또 정 내정자가 2012년 금융위 사무처장을 지낼 당시 고 내정자는 금융정책국장을 지냈고 이후 사무처장직을 수행했다.
행시 동기들이 금융당국의 수장이 되면서 양 기관의 갈등 관계가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은성수 위원장 재임기간에도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시절보다는 덜 하지만 금융위와 금감원은 끊임없이 갈등 관계를 이어왔다.
양 기관은 대표적으로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놓고 충돌했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당시 윤석헌 금감원장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동석한 상황에서 예산 독립은 금감원 독립성 확보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면서 독립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과 금융감독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는 윤 원장의 소신이 고스란히 표출된 것이다. 은 위원장은 “금감원을 (금융위에서 독립을 시켜)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기재부의 통제를 받도록 하면 마음에 들겠느냐”고 할 정도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양 기관은 금감원장의 인사권을 두고 충돌하기도 했다. 윤 원장의 신임이 두터웠지만 금융위와 갈등을 빚었던 원승연 전 부원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 냉기류가 오가기도 했다.
고 내정자는 금융위원장 임명 소감을 통해 금감원 등과 더욱 긴밀하게 소통·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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