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19로 1분기 대구·경북 경기 큰 폭 악화
한은 1분기 지역경제보고서 발표…"대경권 섬유 생산 부진 심화"
"관광객 회복세였던 제주, 코로나19로 여행 업황 악화"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지난 1분기(1~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우리나라 모든 지역 경기가 나빠진 가운데 특히 큰 피해를 본 대구·경북(대경권) 지역의 경기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2013년 8월 지역경제보고서를 창간한 이후 전분기 대비 경기 판단에서 대경권 경기가 큰 폭 악화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대경권 경기는 태풍과 경주지진 등의 영향이 있었던 2016년 4분기 소폭 악화로 조사된 바 있다.
한국은행은 30일 '지역경제보고서'를 통해 "1분기 중 권역별 경기는 대경권이 큰 폭 악화되고 수도권 등 나머지 권역도 전분기에 비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권역별 경기는 코로나19의 국내 상황 진정 조짐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최근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조사됐다"며 "특히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지속될 경우에는 경기하방 압력 증폭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 생산은 모든 권역에 걸쳐 전분기보다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경권과 강원권이 수요 위축 및 생산 차질 등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경권은 휴대폰, 철강, 자동차부품을 중심으로 생산이 줄었고 강원권은 의료기기, 시멘트, 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수도권에선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동남권의 경우 자동차 및 석유화학·정제 등을 중심으로 생산이 소폭 줄었다. 충청권에선 석유화학, 음료 등이, 호남권에서는 석유화학·정제, 철강, 제주권의 경우 알콜 및 비알콜 음료의 생산이 부진했다.
한은은 향후 제조업 생산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제조업 생산은 대경권에서 대중국 섬유 수출 부진으로 회복이 지연되고 철강도 국내외 수요 둔화로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부진의 정도가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각종 시설·사업장의 휴업, 외출 자제, 개학 연기 등으로 전 권역에서 도소매업, 숙박·음심점업, 운수업, 교육 및 여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크게 부진했다. 특히 대경권의 부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2월 19~29일 중 대구지역 주요 백화점 2곳의 매출은 지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하기 직전(2월8일~18일)에 비해 각각 65%, 70% 급감했다"고 밝혔다.
권역별 서비스을 보면 제주도가 여행수요 급감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행심리 위축과 무사증 입국제도 중단으로 2월 중 제주도 내·외국인 관광객이 모두 큰 폭 감소했다"며 "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제주지역의 여행 관련 업황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한은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생한 지난 2015년에는 외국인 관광객 감소분을 내국인 관광객이 대체했지만, 이번에는 내국인 관광객도 동반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봤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이 수학여행 등 단체관광객이 늘어나는 봄철 성수기까지 장기화될 경우 올해 중 제주방문 관광객수의 큰 폭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설비투자의 경우도 동남권과 대경권이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신규 투자에 소극적일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수도권 등 나머지 권역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도입, 음식료품 증설 투자, 숙박업체 리모델링 등에 힘입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소비 부문에선 관광업 침체를 겪는 제주권의 부진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도권, 동남권, 충청권 및 강원권에서도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으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대경권에선 특별재난지역 지정 등으로 생계지원정책이 강화되면서 극심한 침체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앞으로의 경기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커지만 만큼 향후 경기 판단에 소요되는 조사 기간도 한시적으로 늘렸다. 통상 지역경제보고서 중 향후 권역별 생산이나 소비 등 경기에 대해서 부분은 한은의 15개 지역본부가 지역경제보고서를 발간하기 직전달 중순부터 발표 당월 초까지 권역내 업체 및 유관기관 등을 대상으로 조사해서 작성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을 고려해 당초 조사 기한이었던 이달 초에서 연장된 중순까지 조사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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