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보증, 중고차 오토론 보증료 인상…오토론 더 죈다

5월 보증한도 축소 이은 추가 조치...선수금 없을 땐 보증료 5% 할증
4대 시중은행 오토론 잔액 2년새 4배로 급증...연체율도 1% 넘어서

2014.3.18/뉴스1

(서울=뉴스1) 장도민 김도엽 기자 = 서울보증보험이 이달부터 중고차 오토론(자동차 대출) 보증료를 올렸다. 오토론 보증은 향후 대출 부실화에 대비하기 위해 드는 보험이다. 대출을 내주는 은행이 보증료를 부담한다.

서울보증보험의 중고차 오토론 보증료 인상은 지난 5월 오토론 보증 한도를 절반 넘게 축소한데 이은 추가 조치다. 은행권에선 올들어 연체율이 1%를 넘어선 오토론 부실화를 막기 위한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토론 옥죄기에 나선 것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7월 1일부터 중고차 오토론 보증료를 차등 인상했다. 서울보증보험은 국내 보증보험사 중 유일하게 오토론을 보증하는 곳이다.

신용등급 1등급 보증료는 0.912%에서 0.95%로 올렸고 2등급의 경우 0.936%에서 1.02%, 3등급 보증료는 0.996%에서 1.14%로 인상했다. 4등급 보증료는 1.056%에서 1.34%로 인상했으며 5등급의 경우 1.212%에서 1.66%, 6등급 보증료는 1.464%에서 2.17%로 올렸다.

선수금률에 따른 보증료 할인·할증 규정도 신설했다. 중고차를 구입할 때 선수금이 30%를 넘어서면 보증보험료를 30% 할인한다. 반면 선수금이 없으면 보증보험료가 5% 더 붙는다. 은행이 선수금을 낼 수 있는 이들에게 돈을 빌려주도록 유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5월 서울보증보험은 은행 오토론 보증금 한도를 신차(신용 1등급 기준)의 경우 최대 1억원에서 최대 6000만원, 중고차는 최대 1억원에서 최대 4000만원으로 각각 낮췄다. 또 최장 120개월이었던 중고차 오토론 기간은 최장 60개월로 줄였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국내 은행 자동차대출 현황(2월 말 기준)'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중은행의 오토론 잔액 5조7447억원 중 연체대출 채권 잔액이 619억원에 달해 연체율은 1.08%를 기록했다. 오토론 연체율이 1%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오토론 연체율은 2016년 0.45%에서 2017년 0.95%로 매년 급증했다. 특히 2016년 0.62%였던 중고차 오토론 연체율은 올해 2월 2%로 급상승했다.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오토론 잔액은 5조3157억원으로 2017년말 2조5854억원의 두 배, 2016년 말 1조3904억원의 네 배로 가파르게 늘었다.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5월 일부 시중은행의 오토론 신규 대출 규모는 전월 대비 약 30% 감소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5월부터 은행들이 오토론에 대한 심사조건을 대폭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체적인 실적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5월 이후 오토론 대출 실적이 전월보다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보증료 인상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증료 인상분이 결국 대출자에게 전가될 수 있고, 은행에서 대출을 못 받은 사람들이 이자율이 높은 카드사나 캐피탈 등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이번 보증료율 인상분을 고객 대출금리에 일부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d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