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보장 않는 치매보험 개선…MRI 없어도 보험금 지급

10월부터 개정된 약관 적용 치매보험 판매
기존 소비자도 개정된 약관 적용…소송 땐 도움 안 돼

강한구 금융감독원 보험감리국장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치매보험 보험약관 개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7.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MRI(자기공명영상)·CT(컴퓨터단층촬영) 등 뇌영상검사를 받지 않아도 경증 치매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치매보험 약관이 바뀐다. 일부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요건으로 제시한 치매약 복용, 특정 질병코드 조항도 없앤다.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이미 판매한 치매보험도 개정된 약관을 따르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보험금 지급, 신경과 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단만으로 가능

금융감독원은 2일 이 같은 내용의 치매보험 약관 개선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을 보면 MRI·CT 등 뇌영상검사가 없어도 보험사는 경증 치매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금감원이 치매학회에 의료자문한 결과 임상치매척도(CDR)를 측정할 때 뇌영상검사는 필수가 아니었다.

다만 치매 진단은 신경과 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단서에 의하도록 제한했다. 또 치매 진단은 기존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병력청취, 인지기능, 정신상태 평가, 일상생활능력평가, 뇌영상 검사 등의 종합적 평가에 기초하도록 했다.

또 보험소비자의 도덕적 해이를 예방하기 위해 보험사가 전문의가 진행한 검사 결과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다.

그간 보험사들은 CDR 1점을 받으면 2000만~3000만원의 경증 치매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팔았다. 문제는 일부 보험사가 CDR 진단뿐만 아니라 경증치매 단계 때는 이상 증상을 발견하기 어려운 뇌영상검사 결과를 보험금 지급 조건으로 달았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전문의가 실시하는 인지·사회 기능 검사인 CDR척도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받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일부 보험사는 MRI 등 뇌영상검사상 이상 소견을 필수 조건으로 요구해 보험금 분쟁 요인이 될 우려가 높았다.

보험사는 0~5점으로 구분되는 CDR로 환자의 치매 수준을 판단하는데, 1점 경증치매(반복적 건망증), 2점 중등도치매(기억 장애), 3점 이상 중증치매(신체조절 장애) 등으로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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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치매보험 가입자도 개선된 약관 적용

금감원은 치매약을 복용해야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과 특정 치매코드를 요구하는 조항도 없앴다. 다만 보험사가 자사 보험료를 산출 때 특정 치매질병 코드를 기반으로 했다면, 이 경우에는 보험금 지급 요건에 특정 치매질병 코드를 요건으로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자문 결과에 의하면 현재 의학적·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치매질병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표(KCD)로 분류하기 곤란한 경우가 있고, 치매약제 투약사실 등은 치매진단 때 필수 조건이 아니다. 그럼에도 일부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 요건으로 특정 치매 코드, 30일 이상의 약 복용을 필요로 하고 있다.

금감원은 오는 7월 중 약관 변경 권고를 통해 10월부터 개선안을 반영한 치매보험 상품이 판매되도록 할 예정이다.

이미 판매된 치매보험은 7월 중 감독행정을 통해 'MRI등 뇌영상검사상 이상 소견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특정치매질병코드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치매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지 않도록 각 보험사에 지도할 방침이다.

다만 감독행정은 법적 효력이 없어 소송에서는 보험소비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또 치매약 복용 관련 통계를 활용해 보험료율을 산정한 2개 보험사에 가입한 기존 소비자는 개선된 약관 적용을 받지 못한다.

치매보험은 지난해 하반기 경증까지 보장하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2017년 31만5000건이던 신계약 건수는 2018년 60만1000건으로 2배 가까이 뛰었고, 올해 1~3월에만 87만7000건의 계약이 이뤄졌다.

금감원은 보험사가 치매보험금 지급조건을 보험계약안내장을 통해 기존 계약자에게 알릴 수 있도록 보험협회 상품공시 시행세칙을 3분기 중 개정한다. 또 보험사 홈페이지에도 별도 안내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한구 금감원 보험감리국장은 "기존 판매 상품 보험금을 지급할 때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개선된 약관 기준에 따를 것으로 기대한다"며 "보험금 지급검사를 할 때 치매보험금 지급 문제를 중점 항목으로 삼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mjh@